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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2005년 성장률 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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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4일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4%로 전망했다.

KDI가 전망한 내년 성장률은 상반기 3.2%, 하반기 4.7%다. 정부 목표치인 5% 성장과는 거리가 멀다.

올해 성장률도 지난 2분기 때의 전망치인 5.2%보다 크게 낮은 4.7%로 내다봤다. KDI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활성화를 위한 종합투자계획'을 포함해 나온 것이다. 현재 종합투자계획을 위한 관련 법률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아 정부는 종합투자계획의 밑그림도 그리지 못하고 있다. 종합투자계획이 실행되지 않으면 예산을 제외한 4조~5조원의 민간분야 투자가 불가능해진다.

이렇게 되면 내년 성장률은 예상보다 0.5%포인트 정도 떨어져 3%대 중반에 그치게 된다고 KDI는 분석했다.

?일자리 창출에 비상=내년 성장률이 낮아지면 최대 현안인 일자리 창출에 비상이 걸린다.

보통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내려갈 때 6만개 정도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가 목표로 한 일자리 40만개 창출은 어려울 전망이다. 실업률도 올라간다. KDI는 내년 실업률을 올해보다 0.1%포인트 올라간 3.6%로 전망했다.

성장률이 낮아지는 것은 수출증가세가 크게 둔화하는 가운데 투자와 소비의 회복 속도는 더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KDI는 내년도 수출액을 2932억달러로 예상, 올해보다 14.1%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수출증가율 30%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KDI는 올해 -0.8%를 기록했던 민간소비는 내년에 증가세로 돌아서지만 2.5% 증가에 그칠 것으로 봤다. 내년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3.8% 증가)보다 높아져 8.3%로 예상했다.

?노동시장 유연화 필요=KDI는 고용창출과 경제 전반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동시장 유연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경영상 해고의 사전 통보기간(60일)을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외환정책과 관련, KDI는 환율이 외환 수급 여건에 따라 결정되도록 시장원리를 지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당분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종합투자계획을 실행할 때 민간에게 수익률을 보장하면 도덕적 해이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민간과 정부가 투자위험을 공유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DI 조동철 박사는 "달러화 약세에 대응해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고, 국제유가가 다시 뛰고, 종합투자계획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내수 회복이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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