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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알고픈 일반인들 오세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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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봄을 맞아 문예진흥원(원장 김정옥 www.kcaf.or.kr)이 시민 곁으로 한발짝 다가온다. 김정옥 원장은 20일 기자간담회에서 또박또박 선언했다.

"관료적인 색채를 털고, 문화예술을 알고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서비스업체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사실 문예진흥원은 대학로 한가운데 요지를 차지하고서도 썰렁했다. 마로니에 공원을 둘러싼 문예회관·미술회관, 그리고 진흥원 본관까지 모두 문화예술을 즐기려는 사람들과는 거리가 있었다. 진흥원은 그 원인을 "관청으로 군림해온 지금까지의 자세와 관행"이라 진단하고 그 껍질을 깨려고 한다.

우선 시민들의 예술향유를 돕기위한 프로그램을 미술(화요일)·연극(수)·고전음악(화·목)·문학(금) 등으로 다양하게 마련했다. 각 분야에서 알려진 문화예술인들을 강사로 뽑았다. 문학은 평론가 유종호(연세대 석좌교수)씨가 당분간 진행을 맡는다.'미술감상법 및 이해' 프로그램은 정양모·노성두·윤우학씨 등이,'수요일의 연극이야기'는 차범석·김윤철·정진수·유인촌씨 등이 번갈아 강연한다.

어린이들을 위해 제공되는 서비스는 진흥원 설립 이후 최초의 시도. 매주 토요일 열리는 '주말 연극놀이교실'은 5세부터 7세 사이의 어린이들을 교육용 연극에 참여케 하는 코너. 미술교육 프로그램 '발자국 소리가 큰 아이들' 역시 토요일마다 5세부터 13세 사이의 어린이들에게 그림과 표현을 가르치는 과정이다.

변신의 첫걸음은 26일 대학로 미술회관 1층 '소(小)갤러리' 개관을 기념하는 '시(詩)가 있는 그림전'이다. 원로화가 장우성씨와 중진 이대원·송수남씨 등이 소품을 내놓고, 김춘수·조병화·김영태씨 등 원로·중진문인들이 글씨를 출품해 "모두 팔릴 때까지 값을 내리겠다"는 의욕을 보인다. 문예회관과 미술회관의 이름을 '문예진흥원 예술극장'과 '마로니에 미술관'으로 바꾸는 현판식도 함께 열린다.

진흥원은 이같은 거듭남을 다짐하는 '예술행정서비스 헌장'을 5월 중 선포할 예정이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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