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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국가과제 <10.끝> 공동묘지 재개발하자 : 납골시설 현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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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현재 전국에는 90여 곳의 공·사설 납골시설이 있다. 최근엔 문중(門中) 납골묘·납골당 등 다양한 사설 납골시설도 생기고 있다.

그러나 화장문화 확산에 따라 일부 건설업자가 납골시설 건립을 투기사업화,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사업자들끼리 이전투구를 하며 조직폭력배까지 동원하고 있는가 하면, 선(先)분양 과정에서 피라미드식 판매까지 등장한 것이다. 건립 계획이 무위로 돌아가는 경우 결국 피해는 토지 투자자나 일반 분양자들에게 돌아간다.

따라서 새로운 장묘문화가 자리잡기까지는 정부나 지자체가 공공 시설을 늘리고 기존 시설을 현대화하는 것이 급선무다. 사설 시설 허가관련 법규도 보다 구체적으로 재정비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한국장묘문화개혁범국민협의회의 박복순 사무총장은 "죽은이까지 돈벌이에 이용하겠다는 생각이 문제"라며 "현재로선 다소 비싸더라도 완공된 납골시설을 이용하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납골시설은 추모의 집(납골당)과 묘지식으로 나뉜다. 도자기 유골함을 대형 약장 형태의 대리석 납골단에 보관하는 추모의 집은 실내형과 실외형이 있다. 용미리 제2묘지는 실내형이지만 건물 외부를 커다란 봉분 모양으로 만든 왕릉형도 있다. 또 최근엔 유골함을 볼 수 있도록 대리석 대신 투명 유리로 마감한 납골단이 인기다. 실외형은 산비탈 등에 벽처럼 세워져 있어 자연과 어우러진 납골당을 바라는 유가족들에게 적합하다.

일정 면적의 땅 속에 여러 개의 납골함을 묻는 납골묘는 화장에 대해 여전히 거부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호응도가 크다. 지난 20~23일 열린 '제5회 서울국제장례문화 및 납골박람회'에서는 봉분식 외에도 계단식·평면식 납골묘가 선보이기도 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종로본당도 오는 4월 경기도 파주시의 나자렛 공원묘지에 '가족 납골묘'를 개장한다. 7백여기 규모의 이 납골묘는 기당 4~28위, 총 2만여위의 유해를 봉안할 수 있다.

이용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추모의 집은 시립인 경우 현재 1만5천원 정가(定價)로 저렴하지만 앞으로 다소 현실화할 예정. 사설은 시설 및 납골함 위치에 따라 2백만~3백만원인 경우도 있다. 납골묘는 더욱 고가(高價)다. 나자렛 공원묘지의 경우 3백80만원(4위·2평)~1천3백50만원(28위·5평)이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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