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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금융 지원 프랜차이즈 1호점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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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미소금융의 지원을 받은 프랜차이즈 1호점이 15일 탄생했다. 서민 자활을 돕는 미소금융이 출범한 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프랜차이즈 창업자금이 지원돼 결실을 본 것이다. 이날 서울 화곡동에 음식점을 연 김동진(51)씨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6개월간 미소금융을 통해 대출받은 사람은 1204명, 금액으로는 93억원에 달한다. 그동안은 가게 임차금이나 운영·시설개선자금, 500만원 이하의 무등록 사업자금이 지원됐다. 이번 프랜차이즈 창업은 돈뿐 아니라 프랜차이즈 업체 선정과 컨설팅, 현장 실습교육까지 미소금융을 통해 지원받은 첫 사례다.

◆재기의 희망을 살린다=“미소금융의 도움까지 받았으니 이번엔 대박 내야죠.”

미소금융재단의 지원을 받아 서울 화곡동에서 부대찌개 음식점을 창업한 김동진씨. 미소금융은 창업자금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업체 선정부터 컨설팅과 현장 실습교육까지 챙겨줬다. [오종택 기자]

14일 강서구청 뒤 먹자골목에 자리 잡은 수흥부대찌개. 빨간색 앞치마를 두른 김씨가 음식재료를 나르며 싱글벙글이다. 92㎡(28평)짜리 이 식당이 그와 부인이 함께 꾸려갈 생계 터전이다. 전세 보증금을 빼고, 미소금융재단에서 3000만원을 빌려 창업자금 8000만원을 만들었다.

그가 창업을 계획한 건 올 초부터다. 비싼 차량 할부금과 치솟는 기름값을 감당하기 어려워 대형트럭 운전일을 접은 뒤였다. 하지만 생각만큼 쉽진 않았다.

“신용이 낮아 대출은 어렵고,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답답했죠.”

10년 전쯤, 그는 사업 실패로 빚에 시달리다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됐었다. 다행히 이후 신용회복위원회 도움을 받아 채무조정을 통해 빚에선 벗어났다. 하지만 여전히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대출은 어림없었다. 소상공인진흥원에도 알아봤지만 사업자등록증이 없으면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

신문에서 미소금융 기사를 보고도 “내가 될까”라며 주저하다 미소금융 지점을 찾은 게 올 3월. 경험이 없으니 프랜차이즈 창업이 낫겠다 싶었다. 신용등급과 재산 평가를 거쳐 지원 대상이 됐다. 그 다음 어떤 프랜차이즈로 창업을 할지 정하기 위해 미소금융재단이 지정한 협력업체들을 찾아다녔다. 인건비 안 들이고 부부가 할 수 있는 부대찌개로 아이템을 정했다. 미소금융과 연계된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 창업 교육도 3주간 받았다.

“무작정 하면 또 실패하니까 공부 많이 했어요. 이제 제법 가게 보는 안목이 생겼다니까요.”

가게 자리를 찾기 위해 서울 강서지역 일대에서 100곳 넘게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았다. 되겠다 싶었는데, 미소금융의 컨설팅에서 “상권에 비해 권리금이 비싸다”며 퇴짜 맞은 적도 많았다. 지금 가게는 술집이 많은 거리에 있어 부대찌개로 틈새시장을 노릴 만하다고 보고 낙점했다. 음식 만드는 법과 손님 대하는 법은 의정부에 있는 수흥부대찌개 본사에서 직접 배웠다. 창업 준비에만 총 석 달이 걸렸다.

그는 앞으로 매달 60만원씩 5년간 미소금융재단에 대출금을 갚아나가야 한다. 김씨는 “1호 창업인 만큼 성공해 조기 상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창업 후 관리까지 책임=미소금융이 창업 대출 대상으로 삼는 프랜차이즈 협력업체는 현재 20곳이다. 음식점·네일아트·옷가게·두피클리닉 등이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이 현장 실사와 컨설팅을 거쳐 선정했다.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하다 보니 아직 협력업체 수는 많지 않다. 가장 중요한 요건은 반드시 가맹점에 기술을 전수해 줄 것. 또 1년6개월 안에 가맹점이 문을 닫으면 본사가 가맹비와 교육비를 100% 돌려줘야 한다.

미소금융중앙재단 이동기 팀장은 “창업자들의 자립을 돕고, 본사가 꾸준히 지원하도록 하기 위해 이런 조건을 붙였다”고 설명한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은 앞으로 협력업체 수를 더 늘려갈 계획이다.

창업 못지않게 중요한 게 사후관리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창업자의 19% 정도는 1년을 넘기지 못하고 폐업한다. 그만큼 사업을 계속 꾸려간다는 게 만만찮은 일이다. 미소금융재단은 창업 이후에도 창업자가 요청하면 언제든 추가 컨설팅을 해줄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미소희망봉사단’을 꾸리기로 했다.

컨설팅 결과 운영자금이 필요하면 1인당 5000만원 한도(창업자금 포함)에서 더 지원해준다. 교육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제공된다.

프랜차이즈 창업은 컨설팅과 교육 등 창업 준비에 걸리는 시간이 2~3개월로 긴 편이다. 그렇다 보니 미소금융이 시작된 지 6개월 만에 이제 겨우 1호점이 나왔다. 이 팀장은 “일반 창업보다 기간이 오래 걸려 불편해하는 신청자도 있다”며 “하지만 성공적인 창업을 위해선 충분한 교육과정이 필수”라고 말했다.

미소금융 프랜차이즈 창업자금 대출은

-지원 대상자 : 개인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저소득층

-대출 조건 : 금리 연 4.5%, 5년 이내 상환

-대출 한도 : 5000만원, 자기 자금의 100% 이내

글=한애란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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