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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경영진 횡령 의혹 옵셔널벤처스 46억 회사예금 인출 금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외국인 경영진이 거액의 회사자금을 유령회사에 투자하고 잠적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코스닥기업 옵셔널벤처스코리아에 대해 금융당국이 대대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17일 "이번 사안은 전형적인 횡령사건"이라며 "시세조작이나 내부자거래 여부에 대해 정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시중 금융기관에 옵셔널벤처스 명의로 예치된 자금에 대해 검찰이 인출금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인출금지된 금액은 46억원이다.

중소기업청도 이 회사에 대해 등록취소 절차를 밟고 있으며, 곧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옵셔널벤처스는 지난해 3월 미국계 펀드가 광주은행 자회사인 광은창업투자를 인수해 만든 창투사로, 경영진은 모두 외국인이다. 그러나 경영진은 지난 11일 "본점을 광주로 옮긴다"고 공시하고 서울본점 사무실을 폐쇄한 뒤 잠적해 버렸다.

이 회사는 2백11억원의 투자대금 중 1백80억원을 실체를 알 수 없는 8개사에 투자했다. 또 지난해 5월부터 유상증자를 실시해 6백억원을 유치했으며, 이후 회사 주가는 등락을 거듭했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대주주들은 올 초까지 집중적으로 지분을 팔아치워 지분율을 80%에서 37%까지 떨어뜨렸다. 특히 1천6백여명의 소액주주가 약 60%의 지분을 갖고 있어 이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이 회사는 25일까지 매매거래정지 상태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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