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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는 흑인이었다-5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009년 3월 영국 BBC 방송은 과학적 연구결과를 인용해서 서양의 대표적 최고 미인클레오파트라가 유럽이 아니라 아프리카 혈통을 지닌 흑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놀라운 소식을 전했다.

영국 BBC 방송이 다큐멘터리 제작과정에서 알게 돼

클레오파트라에 의해 살해된 여동생 아르시노에의 얼굴이 그녀의 유골을 복원됐다. 과학자들은 어머니가 아프리카 계통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하긴 2000년 전의 역사 속의 한 인물에 대한 고고학적 연구를 통해 진실을 조명한다는 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미인에 관한 한 서양의 백색 미인으로 통했던 클레오파트라가 흑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면 과히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더구나 단순히 얼굴만 예쁜 그런 미인이 아니라 권력과 지성을 겸비했고, 정치에까지 깊이 관여해 지중해라는 세계의 역사에 깊이 관여한 인물인 만큼 그녀가 정말 흑인이라면 백인우월주의를 지금도 표방하고 있는 서양인들에게는 자존심이 구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정치권력을 위해 동생을 살해하는 것까지 마다하지 않았던 이집트의 마지막 파라오 클레오파트라. 최근 그녀가 유럽이 아니라 아프리카 혈통(흑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앞서 설명했듯이 그리스 계통으로 남부 유럽 혈통이라는 주장이 많았다. 다시 말해서 흑인과는 거리가 멀다는 주장이 통설이었다. 그러나 BBC 방송은 이러한 통설을 깨고 흑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한 것이다.

어머니가 아프리카 혈통

당시 BBC 인터넷 판 뉴스는 “클레오파트라의 어머니는 아프리카 사람이었다”는 제목의 기사로 이러한 내용을 보도했다. 다시 말해서 어머니가 아프리카 혈통의 흑인이었다면 클레오파트라 역시 흑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당시 BBC는 클레오파트라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었다. 이러한 제작과정에서 BBC는 클레오파트라의 여동생 아르시노에(Arcinoe) 공주의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을 발견하고 그 유골을 분석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그녀의 어머니가 아프리카인’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렇다면 자동적으로 클레오파트라도 아프리카 혈통을 가질 확률이 당연이 높다.

당시 과학자, 그리고 고고학자들로 이루어진 BBC 연구팀은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터기 에페수스에 있는 아르시노에의 무덤을 중심으로 탐사를 진행했다.

클레오파트라가 죽인 여동생 무덤 발굴

연구팀을 이끈 과학자는 오스트리아 과학 아카데미의 힐케 투에르(Hilke Thuer) 박사. 그는 “발견된 유골을 법의학적으로 분석하고 안면을 복원한 결과 아르시노에가 아프리카 계 혈통을 지닌 어머니를 두었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한 “이번 결과로 클레오파트라와 아르시노에 간의 관계는 물론 클레오파트라의 가족에 관한 새로운 연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의 고고학적 탐사는 대단한 센세이션”이라고 덧붙였다.

클레오파트라의 여동생이자 정적(政敵)인 아르시노에 공주는 2천여 년 전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의 명령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그녀의 유골을 복원한 결과 외모가 아프리카인의 특징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계속)

김형근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