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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⑥ 배방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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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장찬우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아산시 배방읍은 2004년 인구 2만명을 넘어선 이래 5년 만에 5만명을 바라보고 있을 만큼 급성장하는 지역이다. 여전히 개발 잠재력이 풍부한 곳으로 앞으로도 성장세를 이어 갈 전망이다. [조영회 기자]

95년 만에 읍으로 승격

배방산성. [배방읍 향토지편찬위원회 제공]

아산시 배방읍은 2004년 인구 2만명을 넘어선 이래 5년 만에 5만명을 바라보고 있을 만큼 급성장하는 지역이다. 여전히 개발 잠재력이 풍부한 곳으로 앞으로도 성장세를 이어 갈 전망이다. [조영회 기자]
배방읍은 1914년 3월10일 충청남도령 제 93호로 배방면으로 개칭된 이래 95년 만에 읍으로 승격됐다. 2004년 인구 2만명을 돌파한 이후 2만 안팎의 인구를 유지하던 지역이 2008년 3만을 넘어서더니 현재는 5만명을 바라보고 있다.

아산신도시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신도시 사업지역뿐 아니라 인접지역 일대에 아파트 단지가 속속 들어서면서 인구 성장세가 급격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로 인해 유치원이 7개(학생 수 596명)로 늘고 초등학교도 6개(학생 수 4656명)로 증가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도 1개씩 신설됐다. 아산신도시 1단계 사업지역에만 2777가구 7215명의 인구가 유입됐다. 2011년에는 1만8000명으로 늘 전망이다.

주민자치 활동 활발

외지 유입 인구가 늘면서 주민자치활동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배방읍은 2005년부터 주민자치회를 구성해 주민 화합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노래교실, 서예교실 등 주민자치센터에서 진행하는 6개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관내 독거노인 집에 야쿠르트를 배달하며 건강을 살피는 봉사활동도 자발적인 참여로 호응을 얻고 있다. 다문화 가족을 위한 설 맞이 행사도 열리고 명절 때면 마을 사람들이 모여 윷놀이를 즐기는 모습도 정겹다. 배방산 가꾸기 캠페인이 해를 거듭할수록 참가자가 늘고 있다.

개발 성장세 이어 간다

수도권 규제완화, 세종시 원안 수정, 아파트 분양 시장 침체 등 악재가 겹쳐 있다고는 하지만 배방읍의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높다.

삼성전자와 현대제철의 메머드급 투자계획이 발표되면서 중부권의 새로운 거점 도시이자 수도권 배후도시인 KTX천안·아산역세권 신도시가 뜨고 있다. 삼성은 최근 OLED와 LCD 생산 기지인 탕정단지 신규라인에 올해 5조원을 투자하는 등 2012년까지 2년6개월 동안 7조5000억원을 투자하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혔다.

이번 LCD와 SMD(Samsung Mobile Display) 투자로 7000여 명 이상의 직접 고용창출효과와 건설업체 등 간접투자효과, 협력업체 입주, 서비스업 활성화 등도 기대된다. 인구유입과 교육, 의료, 문화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배방공수지구 준공

수도권전철 배방역을 중심으로 공수리, 구룡리 일원(36만9789㎡)에 진행되고 있는 배방 공수지구 도시개발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12년 준공할 예정이다.

공수지구 도시개발 사업은 수도권 전철 배방읍 신설과 국도 21호선 8차로 확장으로 입지여건이 우수하다. 605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1838가구 4412명의 인구를 수용하는 주거단지가 형성될 예정이다. 아산시는 공수지구를 배방읍 중심지로 체계적으로 개발해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배방면 북수리 일대에 진행 중인 월천지구 도시개발 사업도 현재 구역지정 및 개발계획수립 행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월천지구는 사업비 996억원이 투입돼 4400여 가구 1만5000여 명의 인구를 수용한다.

월천지구 도시개발 사업은 호서대와 삼성전자 온양반도체를 둘러쌓고 있고 아산신도시와 인접해 있으며 인근에 북수지구 도시개발 사업이 마무리돼 입지여건이 좋다.   

대규모 유통업체 속속 들어서

여기에 아산신도시 KTX천안·아산역세권이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들의 격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건축면적 8만1760㎡, 지하 6층, 지상 8층 규모로 내년에 현대백화점이 문을 열 예정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11만112㎡, 지하 6층, 지상 10층 규모로 올 연말 오픈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이마트도 신도시 안에 7722㎡를 확보, 2011년부터 지상 7층 규모의 할인점 영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롯데마트도 건축 중인 주상복합아파트 상가 내에 자리를 확보하고 2011년쯤 개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새로운 주거상품으로 부상하면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최고급 주거형 오피스텔 공급도 추진된다.

이곳에 입지할 오피스텔은 분양불패신화를 기록하고 있는 천안 불당동의 기존 아파트보다 입지는 더 좋으면서 가격은 저렴해 청약 붐을 일으키며 신도시개발을 견인할 것이란 예상이다. 



배방읍 유래

충효정신이 살아있는 청백리 고장

주민자치위원회의 프로그램발표회(위)와 중리에 위치한 아산 맹씨행단. [배방읍 제공]

배방읍은 조선시대 동상면, 동하면으로 불리다가 1914년 3월10일 충청남도령 제3호에 의거 배방산의 이름을 따서 배방으로 칭했다. ‘배방’의 명칭은 조선 개국 초 고려의 충성을 고집하던 온양 방씨들을 이곳에서 추방했다 해 배방(排芳)이란 명칭을 붙였다는 설이 유력하다.

중리 본래 온양군 군내면 지역으로서 소일의 가운데 마을이 되므로 중리라 했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서원리, 흑암리, 하리를 병합해 배방읍에 편입됐다. 중1리는 인조 12년(1634)에 시암 조상우 선생이 설화산 동쪽 기슭에 정토서원을 창건하고, 정암 조광조 선생과 퇴계 이황 선생의 위패를 모셔놓고 학문을 강론했다. 지금 정퇴서원은 없어졌으나 ‘서원골’이라는 마을이 있다.

수철리 본래는 온양군 군내면 지역으로 소일, 쇠일 또는 수철리라 하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일헌리, 신대리, 매곡리, 상촌리, 곡촌, 명막리를 병합해 수철이라 해 배방읍에 편입됐다.

신흥리 본래 온양군 군내면 지역으로서 새로 일어난다는 뜻으로 신흥이라 했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은곡리, 송현리, 감탁리를 병합해 다시 신흥리라 해 배방읍에 편입됐다.

공수리 공수2리는 조선 초기 그릇 공장이 유명했다. 이곳에서 나는 그릇을 ‘옥자기’라고 했는데 지금도 마을을 ‘옥재기’라고 부른다. 공수3리는 조선시대 진을 치고 왜적을 많이 섬멸했다해 후세들이 ‘모산진’이라 했다. 현재는 ‘모산’이라 부른다. 공수5리는 지금의 읍사무소 자리에 있던 연못에 버드나무와 오동나무 다섯 그루가 서있다해 ‘오류동’이라 칭했고, 조선 말 연못에 노는 오리가 마을과 같다해 ‘오류동’이라 했다.

북수리 북수2리는 옛날부터 좌우 옆면과 앞 삼면에 내(川)가 있어 보름달이 뜨면 달구경을 내(川)에서도 할 수 있다해 ‘월천리’라 칭하고 있다. 봉강교가 생기기 전까지 이 마을 앞에서 내를 건넜다 해 ‘월천리’라고 불렸다고도 한다. 북수3리는 270여 년 전 신씨, 곡씨 두 성이 몇 가구를 형성해 사는데 홍수로 하천이 갈려 ‘이내’(二川)라 했다.

회룡리 본래 온양군 동상면 지역으로 지형이 회룡고조(回龍顧祖)라 해 회룡리라 했다. 1914년 행장구역 폐합에 따라 탑리, 오리, 무학리, 새출리의 각 일부를 병합, 회룡리라 하고 배방읍에 편입됐다. 회룡1리는 세종대왕이 악천후로 용천에 잘 못 행차하자, 황룡이 사람으로 환생해 길을 인도했다는 전설이 있다.

세출리 본래 온양군 동상면 지역으로서 배방면 동쪽이 되는데, 세나리 또는 세출리라 했다.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초산리, 의식리, 무학리 일부를 병합, 다시 세출리라 하고 배방읍에 편입됐다. 이곳에 세출장상지지(世出將相之地)의 명당이 있어 세출리라 했다는 설이 있다.

세교리 본래 온양군 동화면 지역으로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상리, 송성리, 운성리, 4~5개리를 병합해 세교의 이름을 따서 세교리라 해 배방읍에 편입되었다.

휴대리 본래 온양군 동화면 지역으로 휴대 또는 수대라 했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으로 정산리를 병합해 휴대리라 하고 배방읍에 편입했다. 휴대1리는 조선시대 동하리라 불렸는데 조선 말엽 호조 참의를 지낸 맹씨가 영구히 살곳은 안된다는 평을 해 그때부터 ‘휴대’라 칭했다는 설이 있다.

장재리 본래 온양군 동하면 지역으로 예정에 대조원(大棗院)이 있어 대추리, 대조원이라 하며, 큰 부자가 살아 장재울이라 했다. 1914년 송곡리, 소련리, 연동과 천안군 군서면 송고리 일부를 병합, 장재리라 하고 배방읍에 편입했다. 어느 도인이 쑥 고개에 올라가 ‘잘사는 마을’을 예연, 연화고을이라 했는데 1972년 국제방적(주) 들어서 실제 주민생활이 윤택해 졌다고 한다.

구령리 본래 온양군 삼북면 지역으로 구 지형이 구렁이와 같으므로 구렁이 또는 구령이라 했다 하는데 1914년 수청리, 오류동 일부를 병합, 구령리라 하고 아산군 탕정면에 편입했다가 다시 배방읍에 편입됐다.



배방읍 향토사 발간 추진위원장 전영준씨

“역사의 숨결이 살아있는 도시로 성장하길 바랄 뿐”

전영준(80·사진) 아산 배방읍 향토사 발간 추진위원회 위원장. 그가 손에 들고 다니는 수첩 맨 압에 이렇게 적혀 있다. ‘아산(고향)에서 태어나 배방을 가꾸고 지킨 사람’ 스스로 고향 아산을, 그리고 배방을 가꾸고 지키겠다는 의지를 담아 수첩 겉장에 적어 붙였다. 한 가지 더. 전 위원장의 휴대폰 뒷자리는 0095다. 배방면이 배방읍으로 승격된 것이 95년만이라는 뜻을 담았다. 배방읍에 낳고 살면서 지역에 현안이 있을 때마다 마다 않고 궂은일을 도맡아 해온 그를 만났다.

Q 배방읍 향토사추진위는 어떻게 구성했나.

30여명의 편집위원이 있고 마을별로 10여 명씩 조사위원을 두었다. 말 그대로 마을사를 정리하는 작업이다. 마을 사람들이 직접 향토지를 만들어야 한다. 500여명의 마을 사람(조사위원)이 함께 향토사를 정리하고 있다. 자료 정리가 어느 정도 끝난 만큼 조만간 편찬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으로 책을 내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Q 언제 완성되나.

지난해 7월에 시작해 올 6월이면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좀 미뤄졌다. 천안·아산 통합반대추진위원장을 맡아 활동하느라 늦어진 것이다. 9월이나 10월쯤이면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Q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예산이 부족해 지금도 걱정이다. 주어진 예산대로 라면 흑백으로 책을 내야 한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 향토사를 정리하면서 흑백 사진을 실어서 누가 보겠나. 젊은 세대들도 향토사에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부족한 예산은 편찬위원들이 조금씩 보태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탕장 신도시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각종 도시개발사업이 순조롭게 간다면 배방은 제2의 도약을 하게 될 것이다. 인구도 지금 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키고 가꿔야 할 소중한 자산도 있다. 조상이 물려 준 소중한 자산을 잘 보존해 역사의 숨결이 살아있는 도시로 성장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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