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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보는 뜬 돈 잡아라" 투신,1조 넘는 초대형 펀드 속속 내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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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자 투신사들의 주식형 자금 유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한국·대한투신 등 선발 투신사들은 잇따라 초대형 펀드를 내놓고 있다. 투신사 펀드 판매가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지난 9일 현재 주식형 펀드(주식비율 60% 이상)의 수탁고는 6천9백50억원 가량 늘었다.

<그래프 참조>

투신사들은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부동자금을 끌어 들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투신 등은 안정성을 중시해 원금을 보전하는 안정형 수익증권을 내놓고 있다.

또 후발 투신사에 돈이 많이 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펀드 발매 줄지어=대한투신은 지난 11일 갤롭코리아 펀드를 발매했다. 이 펀드는 주식편입비율에 따라 5개 종류로 나뉜다. 대한투신은 펀드당 1조원씩을 판매해 총 5조원 규모의 초대형 펀드로 키울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말 한국투신은 총 판매고 3조원을 목표로 그랜드슬램 펀드를 내놓았다.

현대투신은 신규 펀드를 내놓지 않는 대신 기존의 바이코리아 펀드와 나폴레옹 펀드의 덩치를 키우기로 했다. 현대는 현재 3조8천억원 규모인 주식형 관련 펀드를 10조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미래에셋투신운용은 3개월간 배타적 우선판매권을 획득한 시스템 캡펀드를 14일부터 23일까지 미래에셋증권 창구를 통해 5천억원어치 가량 판매할 예정이다. 이 상품의 특징은 독특한 상품구조를 이용해 워런트와 같은 장외파생상품에 투자하지 않고 투자효과를 거둔다는 점이다. 미래에셋투신은 각종 첨단금융 기법을 동원해 원금을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KTB자산은 원금의 90%를 보존하는 포트폴리오스타펀드를 11일부터 판매하고 있다. 이 펀드는 기준가격이 최고치 대비 10%가량 떨어지면 차익거래로 전환돼 펀드의 손실을 보전한다.

◇후발 투신사 선호한다=올들어 후발 투신사로 자금이 집중되고 있다. LG투신운용의 경우 올들어 지난 9일 현재까지 주식관련 펀드(주식형·주식혼합형·채권혼합형)에 모두 5천8백억원가량이 새로 유입됐다. 또 템플턴은 4천8백억원·미래에셋은 4천억원 가량 늘어났다.

<표 참조>

반면 선발 투신사 중 한국투신만이 늘어났을뿐 대한투신과 현대투신은 자금이 순유출됐다.

이처럼 후발투신사로 자금이 집중되는 것은 선발 투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1999년의 주가폭락에서 자유롭기 때문. 이와 함께 미래에셋·템플턴투신 등 후발투신사의 지난해 성적이 좋았던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펀드 선별법=1호 펀드를 노려야 한다.통상 투신사들은 1호 펀드의 성적이 좋아야 2, 3호 펀드도 쉽게 판매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1호 펀드의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정성을 다한다.

단기간 운용하는 스폿펀드는 피해야 한다. 스폿펀드는 철저하게 증시에서 인기를 모은 테마를 위주로 편성되기 때문에 스폿펀드가 발매될 때쯤에는 고점이기 십상이다. 또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라면 초대형 펀드를 피하는 게 좋다. 초대형 펀드는 안정적이긴 하지만 덩치가 커 시장수익률을 웃도는 수익률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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