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순회경선 드러나는 변수들 후보 출신지따라 票쏠림 뚜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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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제주·울산지역의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선거인단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가 공표되면서 경선의 숨은 변수들이 드러나고 있다. 일단 ▶당내 지역주의▶후보들의 완주(完走) 및 단일화 여부▶선호투표제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당내 지역주의 부추기는 순회경선 일정=민주당 경선은 9일부터 다음달 27일까지 토·일요일마다 16개 시·도를 순회하며 치르는 '주말드라마'다. 문제는 순회경선 일정이 당내 지역주의와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충청권은 이인제(李仁濟)후보의 고향인 데다 광주 역시 동교동계 구파와 제휴한 李고문의 강세지역이다. 그러나 바로 다음 경선지는 노무현(盧武鉉)후보의 고향인 경남이다.

이미 영남 출신인 盧후보는 울산지역 여론조사에서 李후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런 식으로 각 주자들의 고향을 넘나들며 순회경선 일정이 잡혀 있어 극적 효과가 고조될 순 있지만 지역주의 경향도 뚜렷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심지어 "다른 후보 고향에서 몰표가 나와주는 것이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말하는 후보진영도 있다.

◇중도탈락 후보 나올까=선거기간이 두달이나 돼 초반에 기선을 제압당한 후보들은 중도하차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경우 불가피하게 각 후보들의 연대움직임이 생겨날 전망이다.

우선 민주당 내 개혁그룹은 끊임없이 노무현·김근태·한화갑(韓和甲)·정동영(鄭東泳)후보의 단일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맞서 당내 정통성 논란 때 같은 입장을 보였던 이인제 후보와 김중권(金重權)후보가 레이스 도중 연대할 것이란 관측도 당 일각에서 제기된다. "어느 쪽이든 연대가 이뤄지면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천정배)이라는 분석이다.

◇결선투표 효과낼 선호투표제=1차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선호투표제를 적용한다. 선호투표제는 제일 득표율이 낮은 후보의 표를 재검표하고 이 투표지에 어떤 후보가 2등으로 적혀 있느냐를 따져 그 표를 원래표에 합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민주당 대의원들은 투표용지에 지지 후보를 1등부터 7등까지 모두 기록해야 한다. 따라서 이 제도는 경선구도가 '이인제 대 반(反)이인제'로 굳어질수록 李후보에게 불리하다. 관건은 선호투표제가 적용될 때 순위가 역전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제주지역 한 여론조사에서 이인제 후보는 1차투표에서는 1위를 차지했으나 선호투표 방식으로 계산했을 때 盧후보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따라서 최대 복병(伏兵)이 될 수도 있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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