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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최국은 지지 않는다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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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호 06면

멕시코의 라파엘 마르케스(오른쪽)가 12일(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과의 월드컵 개막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마르케스는 공·수에서 팀의 중심을 잡아줬고, 위기에서 골을 뽑아냈다. 왼쪽은 히오바니 도스산토스. [요하네스버그 로이터=연합뉴스]

부부젤라 나팔의 굉음과 함께 세계 축구팬의 잔치, 남아공 월드컵이 시작됐다.
11일 밤 11시(이하 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개최국 남아공과 멕시코의 개막전이 열렸다. 8만여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은 남아공은 선제 골을 넣었으나 이를 지키지 못하고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12일 새벽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프랑스와 우루과이의 경기도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로써 A조 네 팀 모두 1무승부를 안고 남은 경기를 치르게 됐다.

남아공, 선제골 못지켰지만 ‘불패 전통’ 이어

멕시코의 간판스타 라파엘 마르케스(바르셀로나)가 팀을 구했다. 마르케스는 0-1로 뒤지던 후반 34분 안드레스 과르다도(데포르티보)가 올린 크로스를 차분하게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넣었다.

마르케스는 공·수 양면에서 팀의 중심이었다.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는 중앙수비수지만 대표팀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 남아공 공격의 핵 스티븐 피나르(에버턴)를 밀착 마크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중앙수비수로 내려와 수비라인을 이끌었다. 공격으로 전환되면 리베로처럼 공격에 자유롭게 가담했다. 동점골 역시 최전방 골문 앞까지 내달린 마르케스의 공격 가담에서 나왔다.

전반전은 멕시코의 페이스였다. 특히 개인기가 뛰어난 히오바니 도스산토스(갈라타사라이)의 독무대였다. 도스산토스는 전반 18분 역습 상황에서 강력한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멕시코는 전반 38분 코너킥 상황에서 골을 넣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후반 들어 남아공의 반격이 시작됐다. 빠른 템포로 멕시코를 압박하더니 결국 후반 10분 선제골을 기록했다. 역습 상황에서 시피웨 차발랄라(카이저 치프스)가 스루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 슛을 날렸다. 그의 발을 떠난 볼은 멕시코 오른쪽 골문 구석에 정확히 박혔다. 남아공 월드컵 1호 골이었다.

남아공은 1-1로 맞선 후반 종료 직전 결정적인 승기를 놓쳤다. 최전방에서 롱패스를 받은 카틀레고 음펠라(마멜로디 선다운스)가 수비 두 명의 마크를 뚫고 날린 슈팅이 골대를 맞았다.

남아공은 승리를 놓쳤지만 개막전의 개최국 무패 기록(14승6무)을 이어갔다. 반면 14번째 월드컵 본선에 오른 멕시코는 개막전에서 통산 2무3패로 무승 징크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남아공을 이끌고 있는 브라질 출신 명장 아우베르투 파헤이라(67)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9만 명에 가까운 홈 팬 앞에서 만족스러운 경기를 치르기는 쉽지 않다. 선수들이 후반 들어 개막전의 부담에서 벗어나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자평한 뒤 “A조는 쉽지 않은 팀들이 모여 있어 승점 4점이면 조별리그를 통과할 것으로 본다. 결국 남아공은 조별리그를 통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멕시코의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은 “상대에게 먼저 실점하면서 밀려오는 파도를 향해 수영하듯이 경기를 했다”고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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