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침'약발받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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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약침(藥鍼)이 공식 의료시술법으로 인정되고, 건강보험 지급 대상에 포함되면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약침이란 생약 엑기스를 안전하게 가공처리해 경락 부위에 직접 주입하는 시술.

최근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제2회 대한약침학회 학술대회에선 약침의 다양한 쓰임새와 효과를 입증하는 논문들이 쏟아져 나와 관심을 끌었다. 동신대 서정철 교수는 수근관 증후군 환자를 약침으로 치료해 효과를 보았다고 증례를 보고했다.

수근관 증후군이란 손목을 지나가는 신경이 압박을 받아 통증 및 감각이상을 초래하는 질환. 양방에서는 수술로 압박된 신경을 풀어줘 좋은 치료효과를 보고 있다.

그러나 수술에 대한 부담이 있는 사람은 약침이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 서교수는 어혈(瘀血)을 풀어주는 약침액과 소염작용이 있는 황련해독탕 약침액을 환부에 주입, 5명 중 4명에서 증상이 소실되는 효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퇴행성 무릎 관절염을 봉독(蜂毒)약침으로 치료한 임상 사례도 발표됐다. 자생한방병원 침구과 왕오호 박사는 무릎의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은 환자 70명에게 봉 약침으로 치료한 결과, 환자 중 82.9%에서 증상이 호전됐음을 보고했다.

봉 약침은 꿀벌의 독낭에 들어있는 독을 추출,가공해 주입하는 것. 현재 면역질환 치료 및 통증 해소· 항염 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약물이다. 연구결과 발병 기간이 짧을수록, 또 치료 횟수가 10회 정도일 때 가장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오공(지네)이나 홍화·호두·장생도라지 등 다양한 약침 액이 개발되고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연구 발표도 있었다.

예컨대 우석대 육태한 교수는 봉 약침의 효과를 분석, 3일 간격으로 치료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건강한 남성 19명에게는 약침액을, 대조군 23명에게는 생리식염수를 주입하고 시간대별로 체표 온도와 신체반응을 조사한 결과, 3일째까지 효과가 지속되었다.

대한약침학회 안재규 회장은 "현재 약침의 안전성과 유효성 입증,그리고 항암 약침 개발연구를 각 대학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영국에서 활동 중인 한의학박사와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등 약침이 대중적인 치료법으로 정착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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