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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안방이 후끈 드라마 '대접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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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김수현 신화 재현될까='사랑과 진실','사랑과 야망','사랑이 뭐길래','목욕탕집 사람들','청춘의 덫','불꽃'….

'언어의 연금술사'라는 평을 받으며 여러 히트작을 낸 김수현(60)씨가 2년여 만에 집필을 맡는다. 2일부터 KBS2 TV에서 방송될 '내 사랑 누굴까'(토·일요일 저녁 7시 45분)가 그것. 지난달 21일 시사회장에서는 "역시 김수현…"이라는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흘러 나왔다.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는 속사포식 대사, 허를 찌르는 장면 전환 등이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누굴까'는 사랑과 결혼을 주제로 한 정통 홈 드라마. 20~30대 남녀가 사랑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큰 줄기를 이루고, '로맨스 그레이'가 비중 있게 섞인다. 이승연·이태란·명세빈이라는 세 주연급 여배우가 벌이는 연기 대결도 볼 만하다. 이승연은 대학을 졸업하고 별 직업도 없이 결혼만 궁리하며 사는 여자로, 이태란은 밝고 명랑한 패션 모델로, 그리고 명세빈은 어린 아들 하나를 둔 이혼녀로 나온다.

그러나 같은 시간대 이 드라마 앞에는 강적이 기다리고 있다. 최근 KBS '태조 왕건'이 종영된 후 시청률 정상에 오른 '여우와 솜사탕'과의 정면 승부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얼마전 김수현씨가 '여우와 솜사탕'이 자신의 작품을 표절했다며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낸 터라 서로 감정이 격앙돼 있는 상태다. '여우…'의 한 제작진은 "실력으로 정정당당한 승부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드라마 두 개로 승부한다=SBS는 2일부터 토·일요일 밤 9시 45분 '유리구두'라는 새 드라마를 방송한다. 세 여성의 출생의 비밀을 중심으로 여러 에피소드를 담은 작품이다. 김지호와 김현주가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채 어렵게 살아가는 자매로 출연한다. 김민선은 독선으로 가득찬 악녀로 연기 변신을 한다. 이로써 SBS는 오후 8시 45분에 방송하는 '화려한 시절'을 포함, 두 편의 주말 드라마를 잇따라 내보내게 됐다. KBS의 새 사극 '제국의 아침'을 의식한 편성으로 보인다.

◇드라마 춘추전국 시대=시청률에 있어 드라마만큼 효자 노릇을 하는 프로가 없다는 건 정설이다. 한 조사에서 가구 시청률 상위 10위에 속한 프로그램이 모두 드라마였다는 사실이 이를 보여준다. 결국 방송사 모두가 치열한 드라마 경쟁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상복 기자

주말 저녁 드라마 전쟁에 불이 붙었다. 지난해의 사극 열풍을 딛고 현대극들이 대약진을 하고 있다.'그 여자네 집'에 이어 후속작 '여우와 솜사탕'으로도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는 MBC. 여기에 KBS가 김수현이란 거물 작가를 내세워 도전장을 내밀었다. SBS는 아예 두 개의 드라마를 들고 시청자 눈길 잡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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