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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세 올림픽'끝났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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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이 25일(한국시간) 17일간의 일정을 끝내고 막을 내렸다.

지난 9일 개막한 이번 올림픽은 끊임없는 판정 시비, 추악한 폭로전에다 홈팀 미국의 지나친 텃세 등으로 인류 최대의 겨울축제가 되리라던 당초의 기대를 저버렸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쇼트트랙 종목에서만 금2·은2개를 따내 종합 14위에 올랐다.

한국은 15위였으나 남자 크로스컨트리 50㎞의 금메달리스트 요한 무에레그(스페인)가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여 금메달을 박탈당함으로써 최종순위가 한계단 올라갔다.

종합 1위는 독일(금12·은16·동7)로 일본 나가노 대회 이후 2연패를 달성했고,2위는 노르웨이(금11·은7·동6),3위는 미국(금10·은13·동11)에 돌아갔다.

유타대 내 라이스-에클스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폐막식은 주최국 미국의 록그룹 본조비와 팝가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 유명 가수의 공연과 2006년 개최지인 이탈리아 토리노를 소개하는 무대로 장식됐다.

◇한국의 성과=당초 목표했던 금메달 3개, 3회 올림픽 연속 10위권 진입에는 못미쳤다. 그러나 남자 쇼트트랙의 김동성(고려대)이 1천5백m 결승에서 정당한 1위를 하고도 석연찮은 판정으로 메달을 뺏기는 등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이룩한 결과였다. 빙속에서도 이규혁(춘천시청)이 비록 기대했던 메달은 못땄지만 한국신기록과 개인기록을 경신했다. 스키점프 단체전(K-120)에서도 남자팀이 전체 13개 참가국 중 최하위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8위에 오르는 등 선전했다.

다만 메달 획득이 쇼트트랙이라는 특정 종목에만 치우쳤고,알파인 스키나 크로스컨트리·바이애슬론 등에서는 최하위권에 머물러 겨울 종목의 균형 발전이라는 오랜 숙제는 여전히 남겨졌다. 한국선수단은 27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얼룩진 올림픽=일부 부적절한 심판 판정은 이번 대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특히 미국 언론의 집중 지원사격에 힘입어 캐나다조가 당초 판정을 뒤집고 피겨 스케이팅 페어에서 공동 금메달을 따냄으로써 이번 대회의 공정성이 도마에 올랐다. 이후 한국도 쇼트트랙에서 수차례나 부당 판정으로 피해를 봤고 러시아·일본 등 다른 나라들도 편파·불공정 판정을 성토했다.

폐막일 당일에도 크로스컨트리 종목의 남녀 금메달리스트 무에레그와 라리라 라주티나(러시아)가 약물 양성판정으로 금메달이 박탈되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변화의 바람=오심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장은 25일 "앞으로 쇼트트랙과 피겨 종목에서 공정한 판정이 내려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발표했다.

국제빙상연맹(ISU) 역시 일본올림픽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심판교육·비디오 판정 도입 등 규칙 개정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솔트레이크시티=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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