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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M세대'뜬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올해 연세대 인문학부에 합격한 박남주(19)군은 지난주 신촌 네거리 부근의 원룸 아파트를 계약했다.인터넷 전용선(LAN)과 에어컨·냉장고 등이 갖춰져 있으며,보증금 2천만원에 월세 45만원 짜리다. 朴군은 "경제적으로 부담은 되지만 나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을 갖고 싶었다"며 "집단생활에 부대끼기 싫어 부모님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X세대·N세대의 뒤를 이어 대학가에 'M세대'가 뜨고 있다. M세대란 휴대전화·인터넷(Mobile & Internet) 등을 사용하며 나 자신(Myself)을 중시하는,이른바 '나홀로'족을 일컫는 신조어. 2~3년 전부터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해 이제는 뚜렷한 흐름으로 대학가 풍경을 바꿔놓고 있다.

자신만의 공간을 선호하는 M세대 취향에 맞춰 연세대 서문 부근,고려대 안암로터리와 개운사 부근,서울대 주변 신림2동과 9동 등에는 원룸촌이 속속 형성되고 있다.

신림9동의 K부동산 강일(60)씨는 "지난 해 이후 주변 1백여가구가 원룸 빌딩을 짓거나 기존 주택을 원룸으로 개조했다"며 "요즘은 하숙이나 자취보다 원룸부터 찾는다"고 말했다.

M세대들은 대학 생활에 적응하기 위한 필수과정으로 여겨졌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도 외면한다. 고려대 경영학과 4학년 김도연(23)씨는 "신입생들에게 합숙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하라고 전화 연락을 하고 있지만 참석하겠다는 사람이 극소수"라고 난감해 했다.

단체생활에는 소극적인 M세대지만 자신의 미래 설계에는 적극적이다.

연세대 문환구 학사지도교수는 "입학도 하기 전에 졸업 후 진로상담 등을 요청해오는 신입생들이 하루 10여명 정도"라며 "벌써부터 '기술고시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느냐' '교환학생 가려면 토플 몇점을 받아야 하느냐'는 질문들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대 김계현(金桂玄)학생생활연구소장은 "그동안의 놀이·친목 중심의 문화 대신 이들은 사생활을 중시하고 자신의 진로를 독립적으로 계획한다"고 말했다.

홍주연·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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