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쪽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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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9·11 테러 이후 출판계의 괄목할 만한 현상은 '미국 때리기' 서적들이 수십종 쏟아졌다는 점입니다. 1980년대 사회과학 붐 시기 못지않았던 그 움직임과 달리 프런트 면 『현금의 지배』는 최근 저술 중 가장 강력한 미국 이데올로기 옹호 쪽으로 분류할 만합니다. 폴 케네디의 『강대국의 흥망』에 반기를 드는 이 책은 영국 역사학자가 쓴 미국적 가치 수호 쪽입니다. 이 책을 국내 지식대중들에게 던지는 건 그 책이 냉전 이후 '나 홀로 힘의 축' 미국을 독해(讀解)하기 위한 핵심 텍스트라는 판단 때문이죠. 논의의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우리의 편집의도는 다른 지면도 그렇습니다. 한국 사회의 특성상 '낀 이념'일 수밖에 없었던 자유주의를 다룬 두 종의 책은 가치판단 이전에 화두 삼아 전진배치를 해보았습니다.

적잖이 엄숙했나요? 그렇다면 '추억 속의 책'『빨간 머리 앤』, 안동사람들의 근엄한 유머 『안동의 해학』도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대중소설의 스타인 스티븐 킹의 창작론 『유혹하는 글쓰기』도 만만치 않은 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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