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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위기 유럽에도 ‘미네르바’ 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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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유로존의 붕괴를 경고해온 유럽판 ‘미네르바’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8일(현지시간) 스페인에 살고 있는 독립 이코노미스트인 에드워드 휴(61·사진)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주최로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경제 관련 회의에 참석해 스페인 경제회복 방안에 대해 토론하기도 했다.

그는 수년 전부터 자신의 블로그(http://allaboutedwardhugh.blogspot.com)에서 “노령에 구두쇠인 독일인들이 그들보다 훨씬 더 젊고 신용카드를 펑펑 써대는 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과 같은 통화 시스템 속에 공존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정책적 어리석음의 결정판”이라고 지적해 왔다.

그는 또 칼럼과 TV 방송을 통해 스페인·그리스·포르투갈·아일랜드·이탈리아 등 재정난을 겪고 있는 나라들이 내부적으로 통화가치를 20%가량 떨어뜨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유로존에 가입해 있는 이들이 개별적인 통화정책을 쓸 수는 없기 때문에 공공부문과 민간기업의 급여를 이 정도로 떨어뜨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들 국가가 유럽의 다른 나라와 통합될 수 없는 이유를 인구분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고령 인구가 많아 소비보다는 저축 중심의 경제구조를 갖고 있는 북유럽과, 젊은 층이 많아 소비와 차입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남유럽이 같은 통화정책을 갖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는 독일이 유로존에서 이탈한 뒤,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는 방법으로 다른 국가들의 경쟁력이 개선되는 파격적인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영국 태생인 그는 1990년대 중반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고등학교·대학교에서 파트타임 영어강사로 일하고 있다. 런던정경대(LSE)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적은 있지만 문학과 철학으로 전공을 바꿔 박사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럽 문제에 대한 분석에 능해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미 재무부에서 일한 브래드 들롱 UC 버클리대(경제학) 교수로부터 “매우 가치 있는 정보채널”이란 평가를 받기도 했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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