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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호영 바이올린 독주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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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로 파가니니의 연주를 듣고 "어떤 프리마돈나가 부르는 오페라 아리아보다 더 감동적인 노래였다"고 평한 음악가가 있었다. 모든 악기는 인간의 목소리를 지향한다. 바이올린을 처음 만들 때 모델로 삼은 것도 인간의 목소리였다. 바이올린은 화려한 음색과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보다 더 눈부신 테크닉, 드라마틱한 열정과 뼈에 사무치는 고통, 서정적인 우아함을 담아낸 '프리마돈나의 노래'다.

중견 바이올리니스트 피호영(성신여대 교수·42)씨가 오페라 환상곡만으로 프로그램을 꾸민 독주회를 연다.3월 22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비니아프스키의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 주제에 의한 화려한 환상곡', 사라사테의 '구노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주제에 의한 패러프레이즈', 마크 올리비에 뒤팽(47)의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아리아에 의한 환상곡'등을 국내 초연한다. 뒤팽은 파리음악원 원장과 프랑스 교육부의 음악책임자를 지낸 현역 작곡가다.

또 소품으로 널리 알려진 마스네의 오페라 간주곡인'타이스의 명상곡'도 함께 들려준다. 바이올린 연주를 들으면서 오페라하우스에 앉아 있는 상상을 즐길 수 있는 독주회다.

피씨는 오는 5월 7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중앙음악콩쿠르 역대 우승자 음악회에서 뒤팽의 '라 트라비아타 환상곡'을 코리안심포니(지휘 김봉)와 협주곡 버전으로 연주할 예정이다.

오페라의 전성기였던 19세기에 수많은 작곡가들이 오페라 아리아를 주제로 바이올린 환상곡을 작곡한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사라사테·비외탕·루빈스타인·비니아프스키 등의 거장들이 앞다퉈 오페라의 바이올린 편곡에 매달렸다.

가장 널리 연주되는 것은'카르멘 환상곡'이다. 사라사테와 왁스만·후바이 등 세 명이 각각 다른 버전을 내놓았다. 이밖에도 사라사테의 '마술피리 환상곡',파가니니의'탄크레디 변주곡', 하이페츠의'포기와 베스 모음곡'등이 유명하다. 02-843-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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