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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우선株 이상과열 조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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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조정장세의 틈새에서 우선주들이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다. 우선주들은 과거에도 블루칩→옐로칩→저가주 등으로 순환상승이 한차례 마무리될 즈음에 급등하며 보통주와의 가격 차를 어느 정도 메우는 특성을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우선주에는 '묻지마'식의 투기적 매수세도 몰려 일부 종목은 보통주가를 훨씬 앞지르는 기현상이 나타나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19일 거래소시장에선 종합주가지수가 8.1포인트 떨어지는 가운데서도 우선주들이 급등행진을 이어가 13개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블루칩의 우선주들은 소폭 하락했으나, LG화학과 LG전자·현대모비스·동양메이저 등 옐로칩과 저가주의 우선주들은 상승세를 지속했다.

◇왜 오르나=우선주는 주주에 대한 의결권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대개 보통주의 40~50% 정도의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 더구나 대부분 유통물량이 적어 대량 거래가 힘든 단점이 있다.

따라서 우선주는 장기간 횡보한 뒤 한번에 주가가 뜀박질하는 특성을 반복하고 있다. 대개 보통주들이 충분히 상승한 뒤 주가 격차를 한꺼번에 좁히는 방식이다.

특히 최근엔 외국인과 기관들도 삼성전자 등 블루칩 우선주를 적극 매입하고 있다. 블루칩이나 옐로칩 우선주는 거래가 활발한 데다 배당수익만 따져도 은행예금 금리를 넘는 경우가 많다. 우선주에는 보통주보다 1%정도 높은 배당이 주어진다.

하지만 일부 우선주는 유통물량이 적다는 이유만으로 투기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19일 현재 1백54개 상장 우선주 중 40%에 달하는 62개 종목이 보통주보다 주가가 높다.

대구백화점 우선주의 경우 19일 현재 15만5천원으로 보통주(1만8천2백50원)보다 7배 이상 높다. 현대모비스 우선주도 이날 3만6천8백50원으로 보통주(2만1천8백50원)보다 68% 높게 거래됐다.

이에 대해 굿모닝증권 손종원 연구위원은 "주식가치 분석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라며 "사자는 주문이 팔자는 주문보다 많은 수급논리가 적용될 따름"이라고 말했다.

◇종목 선정에 신중해야=증시 전문가들은 우선주 강세현상이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옥석을 잘 가리는 투자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신흥증권 이주병 연구위원은 "우선주도 먼저 해당 기업의 실적을 꼭 확인한 뒤 보통주와 주가가 얼마나 벌어져 있는지를 따지는 순서를 밟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우량 기업의 우선주 중 보통주와 괴리율이 50% 이상 높은 경우를 눈여겨 봐야 한다"며 "외국인과 기관까지 가세해 괴리율이 더 좁혀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표 참조>

동양증권 조오규 연구위원은 "우선주는 그동안 주가가 상대적으로 못오른 데 따른 저평가 매력이 남아 있다"면서 "다만 거래가 적은 단기 급등 종목에 편승했다가는 나중에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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