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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내 중금속 제거해 젊어지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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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환자가 EDTA를 투약 받고 있다.

피로감을 버릇처럼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만성피로 증후군이다. 집에만 들어오면 소파에 드러누워 일어날 줄 모르거나, 급격하게 주량이 줄어들어 조금만 마셔도 횡설수설하거나, 아내와 사랑을 나누는 횟수가 현저하게 줄었다면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을 가능성이 크다.

아내가 먼저 알아야 할 남편 건강법 ①

보통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나이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같은 연령대라도 평소 건강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개인차가 크다. 늘 젊고 에너지 넘치는 남편을 곁에 두고 싶은 아내라면 지금부터라도 남편의 안티에이징(antiaging)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일본의 항가령(抗加齡)요법 전문가인 미쓰오 다다시(滿尾正) 박사는 안티에이징 건강관리의 효과적인 방법으로 킬레이션(chelation) 치료를 권한다. 홋카이도(北海道)대학 의학부를 졸업한 후 하버드 대학에서 맹아기의 안티에이징 분야와 인연을 맺고 전문의가 된 미쓰오 박사는 2001년 일본에서 처음으로 킬레이션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안티에이징 전문 클리닉을 개설했다.

“킬레이션은 몸의 컨디션을 좋게 만드는 적극적인 건강 요법입니다. 자동차도 유지·보수를 철저히 하면 쾌적한 드라이브를 오랫동안 즐길 수 있듯 우리 몸도 내부를 잘 정리하면 건강한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습니다.”

미쓰오 박사는 사람이 나이 먹는 것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가령(加齡:나이 먹는 것)에 따른 신체의 노화 속도를 인위적으로 늦출 수는 있다고 주장한다. 킬레이션은 EDTA라는 아미노산을 비타민이나 미네랄과 함께 점적(點滴)주사로 투여함으로써 대기나 식물로부터 체내로 흡수된 수은이나 납 등의 유해금속을 배출하는 요법이다.

EDTA는 1930년대 중반 독일에서 중금속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만든 합성 아미노산이다. 최근 들어 혈관세포의 노화방지나 동맥경화 개선, 뇌경색 예방, 심장질환 예방 등에 효과가 있는 치료방법으로 주목 받고 있다.

EDTA 아미노산 요법 효과적

킬레이션은 ‘게의 집게’를 의미하는 킬레(chele)라는 그리스어가 어원이다. 킬레이션은 게의 집게로 무언가를 집어낸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킬레이션 치료에 사용되는 아미노산에는 금속 원자를 게의 집게처럼 강하게 집어내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이 붙게 됐다고 한다.

킬레이션이 동맥경화 치료에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 중반부터이며 1980년대 들어 관련 학회가 설립되고 치료방법의 기준이 확립됐다. 2004년 봄부터는 킬레이션이 심장질환 치료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미국 국립 위생연구소가 장기적인 과제로 임상시험을 계속하고 있다.

우리 몸속에는 환경오염 등의 영향으로 여러 가지 유해금속이 축적되고 있다. 젊을 때에는 피폭량이 적은 반면 배출 능력이 뛰어나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유해금속의 축적량도 증가되어 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리게 된다. 그 결과 호르몬 분비 이상이 일어나거나 활성 산소가 증가함으로써 암이나 동맥경화와 같은 심각한 질병에 노출되는 것이다.

우리 몸에 악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유해금속은 알루미늄, 납, 니켈, 카드뮴, 수은 등이다. 산업혁명 이후 급속히 진보해온 문명은 석탄이나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 사용에 의해 유지됐다. 이러한 화석연료 안에는 납, 카드뮴, 알루미늄, 니켈 등 유해금속이 불순물로 포함되어 있어 연소했을 때 공기 중에 방출된다.

대기 중에는 이러한 유해금속이 부유하고 있기 때문에 오염된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체내에는 유해금속이 축적될 수밖에 없다. 또한 대기 속의 유해금속은 비를 타고 지상이나 바다로 떨어져 식물이나 어패류의 체내에 축적되며 이를 식품으로 섭취한 인간의 몸속으로까지 전달되는 것이다.

유해금속이 체내에 축적되면 시신경이나 말초신경 장애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최근 북유럽에서 보고된 연구에 따르면 체내에 수은 축적이 늘어나면 심장 질환의 위험이 급격하게 높아진다. 니켈이 증가하면 피부염 등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기 쉬우며, 알루미늄 축적은 알츠하이머의 원인이 된다고도 한다.

“요즘에는 30대부터 노화 방지해야”

킬레이션은 점적주사로 EDTA와 비타민, 미네랄 등을 몸속에 투여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입을 통해 투여하는 경구적 방법이 시도된 적이 있지만 치료 효과는 점적주사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EDTA가 소화관을 통해 잘 흡수되지 않기 때문이다. 입을 통해 EDTA를 투여해 점적주사를 통했을 때와 같은 효과를 얻으려면 20배가량의 EDTA를 투여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킬레이션 치료의 효과는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폭음과 흡연 등 일상생활의 나쁜 습관을 버리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미쓰오 박사는 “다량의 EDTA가 급속히 투여될 경우 신장에 무리가 갈 위험이 있다”며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한다. 가벼운 부작용으로는 EDTA 투여 후에 일시적인 피로감, 두통, 탈진 등이 생길 수도 있지만 이러한 증상은 치료 후 35회쯤 경과하면 없어진다고 한다.

공복 시에 치료를 받으면 속이 메스꺼울 수 있기 때문에 식사한 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미쓰오 박사는 “요즘에는 30대 때부터 노화에 신경 써야 한다”고 경고한다. 그는 “당사자들은 못 느끼겠지만 의학적으로 보면 35세 무렵부터 호르몬 감소가 시작돼 몸의 추진력도 점점 떨어진다”며 “따라서 적극적인 안티에이징 요법은 30대 중반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국진 전문기자

<이코노미스트 10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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