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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모임 이어 호텔회동까지 "이형택 私的만남 없어" 신승남 진술과 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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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설 연휴 이후 차정일 특별검사팀의 2차 수사는 이형택씨가 신승남 전 검찰총장에게 이용호씨와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에 어떻게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캐는 일로 시작하게 됐다.
두 사람이 지난해 9월 골프 회동 이전부터 호텔에서 만나는 등 친분관계를 유지해왔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이 부분에 대한 수사를 이용호 게이트의 본질을 캐는 또 다른 핵심으로 보고 있다.
2000년 첫 수사에서의 이용호씨 무혐의 처리(서울지검), 지난해 재수사에서의 이형택·신승환씨 무혐의 처리(대검 중수부) 등으로 계속 축소 수사 시비가 제기되며 권력비호형 사건으로 지목돼온 배경을 밝혀낼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인식한다.
특검팀이 지난 60일 동안 이룬 성과가 2차 수사에서 결실을 보게 될는지가 이 부분에서 풀려 나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李게이트 윤곽 밝힌 1차 수사=특검팀은 그동안 이용호씨의 로비스트로 알려졌던 여운환(구속)씨가 실제로 금융권에 로비를 한 사실을 밝혀냈다. 呂씨로부터 삼애인더스 해외 전환사채(CB) 발행 관련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이기주씨가 구속됐다.
이용호씨가 리빙TV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한국전자복권의 자금이 투입된 사실도 밝혔다.
신승남 전 검찰총장의 동생 승환씨를 구속했고, 승환씨가 이용호씨 사건 외에도 검찰과 국세청 등에 청탁을 하면서 뒷거래를 시도한 사실도 캐냈다.
김영준씨를 체포하면서 특검팀 수사는 또 한번 주목을 받았고, 김대중 대통령의 처조카 이형택씨를 구속하면서 수사는 본궤도에 접어들었다. 李씨가 보물 발굴사업의 지분을 소유하고 지난해 국감에서도 거짓 증언을 했음이 드러난 것이다.
국정원과 해군 등 국가기관이 보물 발굴사업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진상도 밝혀졌다. 급기야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소환되는 등 이용호 게이트가 이형택 게이트로 바뀌는 국면으로 이어졌다.
◇남은 과제들=이용호씨에 대한 수사 축소압력이 있었는지,그것이 어떻게 작용했는지와 함께 권력 핵심부와 정치권의 개입 의혹을 풀어야 하는 과제가 특검팀에 남아 있다. 이용호씨의 주가조작에 정·관계 인사들이 실제로 연루됐는지와 이용호씨의 자금이 정치권에 흘러들어갔는지도 밝혀내야 한다.
특검팀이 기소한 피고인들이 재판에서 유죄를 받도록 하는 것도 특검의 몫이다. 기존 검찰 수사와 판단을 달리한 부분이 포함돼 있어 공소 유지도 간단치 않은 작업이 될 전망이다.
김승현 기자

|<2차 수사서 밝혀야 할 과제>

-이형택 보물사업에 윗선 개입 여부
-이형택·이용호간 거액 자금 거래
-이형택 삼애인더스 주가조작 연루 여부
-이용호·김영준 자금 정치권 유입 여부
-이용호에 대한 검찰수사 중단 압력 개입세력 존재 여부
-2000년 서울지검 수사라인의 이용호 비호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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