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으로 번 돈 절반은 사회에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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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김정태(사진) 국민은행장은 올해 스톡옵션으로 벌게 될 돈 중 절반을 연내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金행장은 4일 "3년 전 (옛)주택은행장에 취임하면서 받은 스톡옵션 40만주를 지난해 11월부터 행사할 수 있게 됐다"며 "연내에 이를 행사해 이중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현재 세금을 빼고 1백억원 정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계산했다.
국내에서 벤처기업인이 보유 주식을 기부한 예는 있었으나 전문경영인이 스톡옵션으로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한 것은 金행장이 처음이다. 金행장이 3년 전에 받은 스톡옵션은 오는 2004년 10월 말까지 국민은행 주식 40만주를 주당 5천원에 살 수 있는 권리다.
金행장은 "오래 전부터 이같은 생각을 굳히고 있었지만 다음 자리를 노린 포석이라는 오해도 있을 수 있고, 스톡옵션을 받은 다른 분들께 공연한 부담이 될 수 있어 조용히 시행하려 했다"며 "그러나 스톡옵션에 대한 기사가 자주 취급되고 통합 은행장으로 일하게 됐다고 원래 계획이 미뤄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 환원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마련 중"이라며 "부모가 재벌이 아니더라도, 굳이 투기나 탈세를 하지 않더라도 정당하고 자랑스럽게 큰 돈을 벌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 "한국에도 록펠러가 있고 카네기가 있음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은행은 6일 이사회에서 통합 은행장인 金행장과 임원에 대한 스톡옵션 부여 방안을 새로 마련해 의결할 예정이다.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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