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위창수 "나도 PGA 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위창수(32.미국 이름 찰리 위.사진)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어렵다'는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관문을 뚫었다. 최경주(34.슈페리어).나상욱(21.엘로드)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세 번째. 내년 시즌 PGA 투어에 세 명의 한국 선수가 뛰게 된 것이다.

위창수는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PGA웨스트골프장에서 끝난 PGA 퀄리파잉 스쿨(6라운드 경기)에서 공동 26위를 해 30위까지 주어지는 내년 투어 카드를 땄다.

마지막날 4언더파를 치면서 합계 7언더파로 가까스로 커트라인을 통과한 것이다. 그는 마지막 홀에서 골프 인생에서 가장 긴장했을 법한 2.5m 파 퍼트를 성공시켜 1타차로 카드를 땄다. 1차 예선을 수석으로 통과하고 결선에서도 초반에는 선전했다가 한때 50위권 밖으로 밀리는 등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건진 수확이다. 1995년 프로로 전향한 지 9년 만이다.

그는 "열심히 했고 당연히 투어 티켓을 획득할 것으로 확신했다"면서 "겨울 동안 기량을 더 닦아 내년 PGA 투어에서 우승도 하고 한국 경기에도 많이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또 "좋아하는 선수는 데이비스 러브3세지만 나는 나를 새로운 모델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 위창수는=초등학교 5학년 때인 8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이민(지금도 한국 국적 보유)을 가 이듬해 골프채를 잡았다. LPGA 투어 멤버인 펄 신의 아버지이자 티칭프로인 신재호씨가 스승이다. 네바다주립대와 캘리포니아주립대를 다녔고, 95년 미국 대학골프선수권 개인전에서 우승하면서 타이거 우즈와 함께 대학 올스타에 뽑히기도 했다.

그러나 PGA 투어 진출이 코앞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셔 미국 2부투어와 아시안 투어, 그리고 국내 투어에서 활동했다. 97년 콸라룸푸르 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국내외에서 거둔 우승 횟수는 일곱번. 올해 국내에서도 5개 대회에 출전해 1, 2, 3위 한번씩을 하며 평균타수(71.30)와 총상금(1억2597만원) 2위, 평균퍼트 수(1.648) 1위를 기록했다.

1m77cm에 75kg으로 큰 체격은 아니지만 290야드가 넘는 장타에 정확한 아이언샷이 특기다. 오랜 투어 경험과 낙천적인 성격으로 위기에서 좀처럼 무너지지 않는 편이다. 아버지 위정호(59)씨는 사업을 하기 위해 서울에 머물고, 어머니 김성복(52)씨와 두 동생(31, 26세)은 캘리포니아에 산다.

성호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