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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KT 이용경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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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경 사장(오른쪽)이 노조원들과 함께 농촌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용경 KT 사장은 임직원들한테 외유내강형이란 소리를 듣는다. 말씨가 부드럽고 미소도 잘 짓지만 어쩌다 튀어나오는 회사내 공기업 흔적을 지우려 할 때는 매섭다.

내부 인사로는 안 된다면서 외부 전문가에게 KT의 주요 혁신 프로젝트를 맡겼다. 뿌리 깊은 연공 서열 인사도 뒤엎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고 임직원을 강하게 밀어 부쳤다.

노동조합과의 관계가 원만한 편이지만 그렇다고 끌려다니는 건 아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분규없이 2%의 소폭 임금 인상안을 관철했다. 노조에 경영 현안과 사정을 솔직하게 털어놔 이해를 구하고 이유있다고 판단되는 노조 제안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요즘 변화와 혁신이 KT의 화두라는데.

"100년 역사를 지닌 KT의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변화와 혁신은 불가피하다. 세계적으로 통신 산업의 성장이 정체 상태다. 어떻게 하면 성장 정체 현상을 극복하느냐 하는 점을 고민하고 있다. KT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잔존하고 있는 공기업의 틀을 완전히 벗어버리고 회사가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믿는다."

-그동안 어떤 변화를 추진했는가.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혁신 프로그램이다. 인력 구조조정도 해 4만5000명이던 임직원을 3만8000명으로 줄였다. 지금까지 하드웨어 쪽 혁신 운동을 했다면 이제부터 소프트웨어 쪽 변화가 필요하다. 창사 이래 당연시되던 당직제를 최근 없앴다. 오전 9시 반부터 11시까지 집중근무제를 도입해 흡연이나 커피 마시기.개인통화 등을 금지하기도 했다. 직원들의 일상 생활에 변화와 자극을 주고 싶다."

-최근 정기 인사가 파격적이라는 평이 있다.

"연공서열 파괴, 현장과 영업조직 우대라는 원칙 아래 임직원 인사를 했다. 이를 위해 집단 면접제와 개방형 고과제 등 새로운 인사제도도 도입했다. 창사 후 처음 외국인을 전문 임원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이번 인사에 공을 많이 들였다. 그동안 추진한 혁신운동과 성장동력 전략 등도 결국 사람에 달린 일 아닌가. 최고 인재를 발굴.육성할 수 있게 최고의 인사 시스템을 만들겠다."

-KT의 주 수익원인 음성 통화시장 규모가 줄고 있다. 미래 성장 동력은.

"통신과 방송을 결합한 서비스와 휴대인터넷(와이브로), 홈네트워킹 등이 차세대 사업이다. 전국에 거미줄처럼 깔린 KT 통신망을 활용할 때 이런 서비스들을 우리만큼 잘 할 수 있는 데는 없다고 본다."

-'책 경영'이 화제가 됐다.

"평소 독서에서 얻은 직관력으로 긴급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 오판을 줄이고 전략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다. KT인들과의 공감대를 넓히고 변화를 독려하기 위해 양서라고 판단된 책들을 선물하고 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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