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현장에서] 쿠바팀 "추운데 무슨 훈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북중미 골드컵이 열리고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도 지금은 겨울이다. 하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영상 7~9도, 한낮에는 영상 20~25도 정도. 한국에 비하면 겨울이라는 이름이 어색하게 느껴질 만큼 포근한 날씨다. 그렇지만 쿠바 축구선수들에게 견디기 어려운 추위(?)였던 모양이다.

전날 미국에 0-1로 아깝게 패한 쿠바 대표팀은 한국전을 앞두고 훈련을 위해 22일 오후 4시30분(현지시간) 연습장인 패서디나 로즈보울 인근의 세인트 프랜시스 고등학교 운동장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려 운동장으로 향하던 선수 중 일부가 해가 저무는 가운데 바람마저 불어 체감온도가 낮자 아예 훈련을 하지 않겠다고 버스로 돌아가버렸다.

허망해진 미구엘 콤파니 쿠바 대표팀 감독은 8명의 선수와 코칭스태프만 데리고 운동장에 들어섰다. 그러나 또다시 한 선수가 코트를 벗기 싫다며 훈련을 거부해버렸다.

콤파니 감독은 남은 선수들만 데리고 30분 가량 중거리슈팅 연습만 하더니 결국 일찍 훈련을 접어버렸다.쿠바 대표팀 통역인 마르틴 에르난데스 역시 "중남미의 여러 대표팀을 겪어봤지만 춥다고 훈련을 거부하는 팀은 처음 봤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한국과의 2차전은 현지시간으로 23일 오후 9시에 벌어진다. 오후 4시에도 춥다고 훈련을 거부한 선수들이 과연 경기는 제대로 뛸까 의문이다.

패서디나=장혜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