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투자 실적 안 좋으면 수수료 깎아드려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2면

투자 실적이 좋지 않으면 수수료를 깎아 주는 증권사들이 하나 둘 나오고 있다. 거래 수수료가 싼 온라인 증권사들이 생기면서 벌어졌던 수수료 인하 경쟁이 이젠 ‘실적 연계형 수수료 인하’ 쪽으로 옮겨 붙고 있는 것이다. 불은 IBK투자증권이 질렀다. 올 3월 중순에 이른바 ‘로우컷’ 제도를 도입했다. 주식을 산 평균 가격 미만에 팔면 수수료를 나중에 돌려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A사의 주식 100주를 1만원에 샀다가 90주는 1만2000원에, 나머지 10주는 9000원에 팔았다고 하자. 전체로는 수익을 냈지만 그래도 매입 가격보다 싸게 판 10주에 대해서는 매도 수수료를 돌려준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제도를 시행한 3월 중순 이후 지난달 중순까지 두 달 만에 주식 거래 위탁 계좌 수가 25% 늘어났다. 로우컷 제도의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IBK투자증권은 “고객이 많이 늘어 수수료 수입 감소가 당초 예상의 30%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는 수익률 연계형 랩어카운트인 ‘더랩(The Wrap) 610전환형 3호’를 7일까지 판매하고 있다. ‘6개월 내 10%’라는 수익률 목표를 내걸었다. 이를 달성하면 투자 원금의 1%를 수수료로 떼지만 미달이면 0.5%만 받는다. 국내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샀다가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면 안전한 환매조건부채권(RP)으로 전환한다.

한국투자증권의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아임유(I’M YOU)’도 사실상 실적 연계 수수료 체제를 택하고 있다. 아임유는 분기마다 순자산을 재평가해 연 이율 2% 안팎의 수수료를 받는다. 투자 원금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떼는 게 아니라 투자 실적이 반영된 분기 말 순자산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계산하는 것이어서 수익이 적으면 수수료를 덜 내게 된다. 수수료율은 안정형 자산관리가 1.8%, 공격형은 2.5%다.

권혁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