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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미국 포로대우 비인도적" 비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지난주 미국이 알 카에다 포로들을 쿠바의 관타나모 기지로 이송, 국제적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영국이 미국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지금까지 인권단체들이 포로들에 대한 미국측의 비인도적 대우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으나 동맹국이 미국을 비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독일의 슈피겔지는 20일 미.영간 반테러 동맹관계에 금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문제를 삼고 나선 것은 AP통신이 전세계에 전송한 포로들의 사진. 이 사진은 탈레반 및 알 카에다 포로들이 지붕과 벽이 없이 철조망만 둘러쳐진 맨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이들의 손은 결박돼 있고 눈과 귀, 입까지 모두 가려진 모습이다.

이 사진은 20일 영국의 대부분 일간지에 소개됐다.

영국 정부는 20일 이 사진에 대한 공식 해명을 미국측에 요구했다. 이와 함께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포로들은 인도적이며 국제법의 관례에 맞게 대우받아야 한다"며 "이 사진이 어떤 상황에서 촬영된 것인지 알아 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미국측의 주장은 이들이 전쟁포로가 아니라 '중범죄자'이기 때문에 제네바 협약에 따른 전쟁포로 대우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날 스트로 장관의 발언을 의식해 "이들이 인도적인 대우를 받고 있으며, 제네바 협약 규정에도 어긋나지 않는다"고 맞받아쳤다.

베를린=유재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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