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문책태풍 어디까지…] 중수부 전원교체설 나돌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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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명재(李明載)검찰총장이 18일 정현준.진승현.이용호 게이트의 부실수사에 대한 수사 관련자들의 문책인사를 시사함에 따라 물갈이성 인사태풍이 예상된다.

검찰 수뇌부는 이들에 대한 책임추궁 없이는 향후 검찰 개혁에의 신뢰가 약화되고 검찰에 대한 국민의 불신도 해소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문책인사는 큰 폭이 될 가능성이 커 검찰 내 역학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검찰 일각에서는 지난해 9월 李씨 사건을 담당했던 대검 중수부 수사진 전원이 교체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의 동생 승환(承煥)씨에 대한 중수부의 무혐의 처리가 특검에서 뒤집히면서 愼전총장의 퇴진은 물론 검찰에 대한 극도의 불신이 초래됐기 때문이다.

여기다 대검 중수부가 李씨와 함께 주가조작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D금고 전 소유주 김영준(金榮俊)씨를 석달 가까이 검거하지 못한 반면 특검이 불과 10여일 만에 체포해 검찰 수사에 대한 신뢰가 송두리째 흔들렸다는 것이다.

대검 중수부는 유창종(柳昌宗.사시 14회)검사장을 비롯, 수사기획관과 1,2,3과장으로 구성돼 있다.

鄭씨 사건의 경우 이경자(李京子)동방금고 부회장이 "김은성(金銀星) 전 국가정보원 2차장과 김형윤(金亨允) 전 국정원 경제단장에게 각각 1천만원과 5천5백만원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받아내고도 1년 가까이 수사를 지연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陳씨 사건도 지난해 재수사에서 신광옥(辛光玉) 전 법무부 차관.金전차장.정성홍(丁聖弘) 전 국정원 경제과장의 비리혐의가 추가로 드러난 것을 비롯, 민주당 김방림(金芳林)의원 등 정치인들의 연루의혹이 계속해 불거져 나오고 있다.

당시 두 사건은 김각영(金珏泳.지검장)대검차장, 이기배(李棋培.3차장)광주고검 차장, 이승구(李承玖.특수1부장)북부지청 차장, 이덕선(李德善.특수2부장)전 군산지청장 등이 처리했다.

이와 함께 신승환씨에게서 전별금 명목 등으로 금품을 받는 등 접촉한 7명의 검사도 문책인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론재판식으로 검사들을 희생시켜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어 문책인사 범위를 놓고 진통이 예상된다.

고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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