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보건소 찾아가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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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무더위가 곧 다가온다. 그 전에 날씬한 몸매와 건강한 체력을 기르고 싶다면 서둘러 가까운 보건소의 저비용·고품질 건강관리프로그램을 이용해 보는 것도 지혜다. 보건소 건강관리프로그램을 통해 체중을 줄이고 체력도 높였다는 이들을 만나봤다.

자가 체크로 운동 효과 높인다

박혜영(34·용인시 동백동)씨는 둘째 아이 출산 후 살이 10kg 이상 불어나 고민이었다. 수영·스쿼시를 했지만 살은 쉽게 빠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친구들과 함께 처인구보건소의 걷기동호회에 참가했다.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하기 전 체중·체지방·근육량·허리둘레를 측정했다. 측정 결과 근육량을 적당하지만, 체지방은 2.5kg 줄일 것을 권유받았다.

이후 매주 화·금요일에 2시간 가량씩 운동을 하고 있다. 걷기동호회 참가자들은 금학천 걷기 코스를 따라 약 한 시간을 걷는다. 6000보 정도다. 스트레칭과 근력강화 운동도 병행하고 있다. 박씨는 “무작정 걷기만하면 좋다고 생각한 게 잘못”이라며 “운동전후 스트레칭만으로도 몸이 훨씬 개운하다”고 밝혔다. 쉬는 날은 보건소에서 지급한 만보계로 직접 운동량을 체크하며 게을러지지 않도록 한다.

박씨는 동호회를 시작할 때 받은 자가 진단표에 매일 몇 보를 걸었는지, 체중 변화가 어느 정도인지를 기록하고 있다. 오전 8시면 박인규 트레이너가 보내주는 오늘의 운동량 문자도 스스로를 체크하는 데 한 몫한다. 박씨는 지난 한 달 간 매일 적게는 7000보, 많게는 2만보 정도를 걸었다. 그 결과 약 2kg이 줄었다.

“옷을 입을 때 허벅지와 뱃살이 빠진 게 느껴진다”는 그는 “지난해 꼭 끼던 원피스가 넉넉하게 맞는다”고 자랑했다. 체력도 좋아졌다. 전에는 숨이 차서 등산을 못 했는데, 이젠 한 시간 이상 등산도 거뜬하다. 박씨는 “걷기는 언제, 어디서나 쉽게 할 수 있으므로 일단 배워만 두면 써먹기가 좋다”고 말했다. 이어“앞으로도 걷기를 계속하는 게 관건”이라며 “두 달인 프로그램이 너무 짧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처인구보건소는 3년 째 걷기동호회를 운영하고 있다. 걷기운동과 필라테스(요가·발레·헬스 등의 장점을 살려 만든 스포츠의 일종)를 응용한 근력운동을 주 2회, 2시간씩 한다.참가자들이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도록 저열량·저염조리 실습도 진행한다. 하반기에도 참가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본인에게 맞는 운동을 꾸준하게

배윤희(36·중원구 상대원동)씨는 지난해 6월 중원구보건소 원스톱 건강증진시스템에 등록했다. 둘째 아이 출산 후 빠지지 않던 살을 고민하던 중이었다. 기초체력검사·체성분검사에서 그는 과체중 판정을 받았다. 운동처방과 영양상담이 이어졌다. 그리고 3개월 간운동처방에 따라 체력단련실을 무료로 이용하게 됐다.

처음에는 러닝머신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유산소운동·근력 운동을 병행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한 달만에 3kg을 감량했다. 둘째달도 마찬가지였다. 체중이줄기 시작하자 운동에 탄력이 붙었다. 3개월의 운동지도가 끝난 후 재등록을 하기까지 6개월의 공백이 있었지만 요요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혼자서도 매일 운동을 했기 때문.

지난 3월 원스톱 건강증진시스템에 재등록한 배씨는 매일 오전 10시30분이면 보건소에 나와 운동을 한다. 지난해 65.3kg이던 체중은 이번 달에 53.3kg으로 줄었다. 1년 간무려 12kg을 감량한 것이다.

전에는 무거운 짐을 제대로 들지 못했는데 지금은 5살인 둘째 아이를 가볍게 안아줄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세졌다. 운동은 숙면을 선사해 주기도 했다. 그는 “운동을 재미있게 느껴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다”며 “스스로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중원구보건소의 원스톱 건강관리시스템은 운동을 습관화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6200명이 이용했으며, 올해 4월까지 1900여 명이 등록했다. 참가자는 3개월 간 3kg을 감량하면 체력단련실을 무료로 한 달 간 더 이용할 수 있다. 반면 한 달이 지나도 변화가 없으면 이용이 중단된다. 한 번참여했던 사람은 6개월이 지나야 재등록할 수 있다.

[사진설명]처인구보건소 걷기동호회 회원인 박혜영씨가 박인규 트레이너의 지도에 따라 금학천 걷기코스를 걷고 있다.

< 신수연 기자 ssy@joongang.co.kr / 사진=김진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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