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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월드컵은 전통문화 알릴 기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우리 나라에서 월드컵 대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기념하고 승리를 기원하기 위해 FIFA컵의 모형을 청자 기법을 활용해 만들었습니다."

전통 기법의 도자기 연구를 하면서 외길을 걸어 온 호봉(瑚峰) 장송모(張松模.74.강원 도자문화연구회장)씨가 '2002 한.일 월드컵대회'를 기념하기 위해 '월드컵 청자'를 만들어 눈길을 끌고 있다.

張씨가 지난해 5월부터 강원도 횡성군 공근면 창봉리에 운영 중인 자신의 도자연구원에서 만든 월드컵 청자는 모두 1백여개. 그가 여러 차례의 실패 끝에 만든 월드컵 청자는 실제 FIFA컵 보다 크기가 조금 작다.

월드컵 청자는 지난해 강원도 관광기념품 공모전과 전국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잇따라 상을 받았고 한국관광공사는 홍보 책자에 사진과 제작 기법 등을 실어 세계 각국에 소개하고 있다.

그는 "한.일 월드컵대회는 우리의 전통 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돼 1천여년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청자 기법으로 FIFA컵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월드컵조직위원회나 관광업체 등에서 원할 경우 월드컵 청자를 대량 생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張씨는 88서울올림픽 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공인한 '청자 호돌이'를 제작,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한몫을 했다. 그는 38년간 도자기 연구에만 몰두해 1989년 강원도 무형문화재(제6호)로 지정됐다.

95년부터 횡성군에서 도자연구원을 운영해온 그는 특히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 도공(陶工)들의 발자취를 찾는 일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횡성=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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