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자금 10억 달러 … 유화업계의 포스코 나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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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국내 석유화학 업종이 발전하려면 포스코 같은 덩치 큰 기업이 나와야 한다.”

정범식(62·사진) 호남석유화학 사장의 ‘석유화학 업종’ 발전론이다. 29일 기자들과 함께 북한산에 오르면서 그는 “한국 석유화학업은 7~8개 상위 업체가 시장을 나눠 갖고 있는 형국이지만 앞으로는 철강 업종의 포스코 같은 기업이 나올 수 있고, 또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려면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규모가 지금보다 2~3배는 커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호남석유화학은 최근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는 롯데그룹 계열이다. 정 사장도 이날 앞으로 국내외 M&A에 나설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10억 달러 정도의 자금 여력이 있다”며 “현재 50% 정도인 부채비율을 100%까지 높일 경우 추가 조달도 가능하겠지만 일단은 보유 자금 수준에서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해외 M&A를 한다면 어떤 나라 기업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는 “미국·유럽·중국보다는 동남아·중동·우즈베키스탄 쪽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최근 롯데그룹이 포스코에 밀려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에 실패한 것에 대해선 “지나간 일에 미련을 갖지 않는다”며 “(롯데가 입찰에 참가해 인수 가격이 올라갔으니) 국가에 기여한 것 아니냐”고 소회를 밝혔다. 호남석유화학은 최근 사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정 사장은 이에 대해 “(같은 롯데 계열인) KP케미칼과의 합병 문제가 마무리된 다음에 바꿀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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