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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정보화 시대의 지식 지형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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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읽는 21세기
김호기·이정우·전진삼·홍욱희 외 55인 지음, 길, 648쪽, 3만3000원

21세기 학문을 이끄는 화두는 세계화, 정보화, 그리고 첨단의 생명공학이다. 이는 특정 학과에 한정된 주제가 아니라 인문·사회·자연·문학·예술 등 전반에 걸쳐 있다. 신간 『책으로 읽는 21세기』에서 그같은 시대의 화두를 다시 확인한다.

『책으로 읽는 21세기』는 철학·사회학·정치경제학·건축학·생물과학 등 19개 학문 분야의 대표적 저작 100여 권에 대한 서평 모음집이다. 각 분야의 전문가 59명이 1990년대 이후 국내외에서 출간된 책 중에서 선별했고 그에 대한 서평을 썼다. 책 선정의 주관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이를 통해 21세기 지식사회의 대략적인 지형도를 살펴볼 수 있다.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 세계화·정보화의 징후가 뚜렷하다. 세계화와 관련해 읽어볼만한 책으로는 『제국』(안토니오 네그리·마이클 하트 지음, 윤수종 옮김, 이학사, 2001), 『세계화와 그 불만』(조지프 스티글리츠 지음, 송철복 옮김, 세종연구원, 2002), 『전 지구적 변환』(데이비드 헬드 외 지음, 조효제 옮김, 창비, 2002), 『상상의 공동체』(베네딕트 앤더슨 지음, 윤형숙 옮김, 나남, 2002) 등이 꼽혔다.

김호기(연세대·사회학) 교수는 “세계화와 정보화는 21세기를 이끌어 가는 두 개의 동력이자 현재 진행되는 대격변의 중핵을 이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의 세계에 대해 현재 장밋빛 낙관론과 회색빛 비관론이 대립하지만 중요한 것은 컴퓨터·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정보 사회의 도래를 되돌릴 수는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치밀하고 객관적인 성찰이 요청된다”고 말했다.

정보화 관련서는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마뉴엘 카스텔 지음, 김묵한 외 옮김, 한울, 2003), 『이런, 이게 바로 나야』(더글라스 호프스태터 외 지음, 김동광 옮김, 사이언스북스, 2001), 『새로운 자본주의 정신』(뤽 볼탄스키 외 지음,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 1999, 국내 미출간) 등이 선정됐다.

지난 20세기는 크고 작은 전쟁과 내란이 끊이지 않은 폭력의 세기였지만 다른 한편으로 사상 유례없는 인구의 폭증, 인간 수명의 증가, 그리고 복지 수준이 향상된 시기이기도 했다. 물질적 풍요는 비약적인 과학의 발달에 힘입은 것이었다. 하지만 과학의 발달은 환경오염의 만연이라는 부작용을 불러왔다. 유전자 조작과 생명 공학 기술의 남용은 자칫 예기치 못한 재난을 초래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첨단 생명공학과 관련해 『유인원,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다나 해러웨이 지음, 민경숙 옮김, 동문선, 2002), 『회의적 환경주의자』(비외른 롬보르 지음, 홍욱희 외 옮김, 에코리브로, 2003), 『삶과 죽음의 철학』(임종식·구인회 지음, 아카넷, 2003) 등이 뽑혔다. 21세기의 과학은 발전의 부작용을 해소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방향을 찾는 데로 모아진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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