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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D -13] 190㎝ 넘는 수비수 줄줄이…벨라루스는 가상의 그리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한국 월드컵 축구 대표팀이 30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쿠프슈타인에서 ‘유럽의 복병’ 벨라루스와 평가전을 치른다.

허정무 감독은 힘과 조직력을 겸비한 장신 군단 벨라루스를 상대로 남아공 월드컵 첫 상대인 그리스전 해법을 찾겠다는 복안이다. 또 다음 달 2일 오전 7시까지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출하는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도 이 경기 직후 확정하게 된다. 선수들에게는 최종 23명에 들기 위한 마지막 테스트 기회인 셈이다.

◆벨라루스는 어떤 팀=1992년 소련 연방에서 독립한 벨라루스는 폴란드와 러시아 사이에 있는 나라다. 벨라루스(belarus)는 직역하면 백러시아라는 의미다. FIFA 랭킹은 82위로 한국(47위)보다 낮지만 러시아 축구의 전통과 맞닿아 있는 나라다. 체격이 크고 힘이 좋으며 몸싸움을 즐긴다. 한마디로 선이 굵은 축구를 구사한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유럽 예선 6조에서 3승1무6패로 잉글랜드·우크라이나·크로아티아에 이어 4위를 했다. 벨라루스가 거둔 3승은 안도라·카자흐스탄 등 약체를 상대로 거둔 것이다. 하지만 2008년 아르헨티나와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기고, 네덜란드·스코틀랜드·폴란드 등 유럽 축구 강호를 심심치 않게 거꾸러뜨리는 도깨비팀이다.

◆그리스와 닮은꼴=벨라루스의 베른트 슈탕게 감독은 한국전에 맞춰 19명의 선수를 소집했다. 이들 가운데 무려 10명이 수비수다. 특히 베르코프초프(나프탄)·소스노프스키(베이트)·렌체비치(프라하) 등 1m90㎝가 넘는 장신 수비수들이 즐비하다. 한국으로서는 1m93㎝의 키르기아코스(리버풀)·1m85㎝의 세이타리디스(파나티나이코스)·1m88㎝의 파파도풀로스(올림피아코스) 등이 지키는 그리스처럼 장신 수비수를 경험해볼 절호의 기회다.

박주영·이승렬·이근호·안정환·염기훈 등 한국 공격수들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주목된다. 한국 수비수들은 득점력 높은 그리스의 세트피스를 막아내는 요령을 터득해야 한다. 북한전에서 얻은 두 골은 모두 세트피스에서 나온 것이었다. 가상 그리스를 상대로 한 이번 벨라루스전에는 그리스의 오토 레하겔 감독이 찾아와 관전한다.

◆무한 경쟁의 종착역=FIFA가 인정하는 A매치가 되기 위해서는 선수 교체를 6명 이상 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허 감독은 “A매치로 인정받지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는 마지막 시험무대로 활용하겠다”며 벨라루스와의 경기에 많은 선수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에콰도르·일본과의 A매치에서 두 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친 골키퍼 정성룡과 노련한 이운재의 주전 경쟁도 관심거리다.

노이슈티프트(오스트리아)=최원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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