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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단체장 후보 24시 르포 ⑤ 충북지사 후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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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한나라당 정우택 후보 “한 번 하는 동안 잘 했으니 일 잘하는 사람 뽑아달라”

6.2지방선거정우택 한나라당 충북지사 후보는 와이셔츠 차림으로 유세를 한다. 26일 충북 단양과 보은의 5일장 유세에서도 한나라당의 공식 선거운동복인 푸른색 점퍼를 벗고 와이셔츠 차림으로 소매를 팔뚝까지 걷어붙인 채 마이크를 잡았다. 그의 ‘와이셔츠 유세’는 “일 잘할 사람을 뽑아 달라”는 선거 전략에서 나왔다.

한나라당 정우택 충북지사 후보가 26일 음성군 음성읍내에서 유권자들에게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정우택 캠프 제공]

“지난 4년 동안 ‘경제특별도’를 모토로 도내에 23조여원의 기업 투자를 유치했다. 민선 5기에도 20조원 이상을 유치해 일자리가 넘치는 충북을 만들겠다”는 공약도 그래서 나왔다. 정 후보는 26일 밤 열린 청주 KBS 토론회에서 민주당 이시종 후보를 향해 “충주시장 10년 동안 변변한 기업 하나 유치하지 못한 사람이 어떻게 일자리를 만들겠느냐”고 몰아세웠다.

27일 오전 7시. 청주시 상당공원 사거리에서 출근 인사에 나선 정 후보는 역시 와이셔츠 차림이었다. 지나가는 버스와 승용차를 향해 양손 엄지를 치켜들며 “1번을 뽑아 달라”고 외쳤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야당의 ‘세종시 사수론’ 전략에 ‘인물론’으로 맞서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충북에선 후보 지지도와 정당 지지도가 거꾸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는 민주당 이 후보에게 9~15%포인트 앞선다. 하지만 정당 지지도는 거꾸로 민주당이 4~5%포인트 앞선다. 바닥 민심에 깔려 있는 세종시 바람 때문이다. 회사원 이모(50)씨는 “선거에서 세종시에 대한 심판이 있어야 대통령도 정신을 차릴 것”이라고 스스럼없이 말했다.

반면 정 후보의 개인 지지층은 두텁다고 캠프 측은 설명했다. 천안함 사건으로 세종시 이슈가 잦아드는 것도 이점이다. 이날 오후 2시 정 후보가 노인 일자리 기관인 청주시니어클럽을 방문하자 동화구연반 여성 회원들이 “내 이름은 정우택, 정우택은 멋져요”라고 노래를 불렀다. 회원인 박임례(68)씨는 “한 번 하는 동안 일을 잘했으니 세종시도 (원안대로) 유치해 주고 다시 4년간 더 많은 일을 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택시기사인 권원식(51)씨는 “천안함 때문에 세종시가 엄청 잠잠해졌다”며 “손님들 중에 ‘투표는 뭐 하러 하느냐’는 무관심층이 많아 투표율이 낮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 후보의 카니발 차량에 동승했다.

-당 지지세가 낮아 선거운동이 외롭지 않나.

“도내 국회의원 8명 중 7명이 야당이고, 청주시장을 포함해 기초단체장 선거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고군분투지만 자력으로 이기는 방법밖에 없다.”

-이곳 민심을 어떻게 진단하나.

“2006년 5월 도지사 선거 때도 국회의원 시절의 지역구였던 중부 4군(증평·진천·괴산·음성)에서 압도적으로 이겼지만 군수 선거는 모두 졌다. 충북 도민은 정당보다는 인물을 보고 적임자를 뽑는다.”

손인석 캠프 대변인은 “박근혜 전 대표를 대신해 김용환 한나라당 고문이 28일부터 제천·괴산에서 정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다”고 귀띔했다.

청주·청원=정효식 기자



민주당 이시종 후보 “내가 예전엔 나무 해다 팔고 광부·참외장수도 해봤어요”

“이시종 후보는 참외장수도 해봤어요.”(이 후보 측 운동원)

“그래유?”

“내가 예전엔 나무도 해다가 팔았어요. 이번엔 서민이 2번 찍어야 해요.”(이 후보)

민주당 이시종 충북지사 후보가 25일 청원군 오창읍 아파트단지에서 한나라당 선거운동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중부매일 제공]

27일 오전 9시20분 청주 복대시장. 민주당 이시종 충북지사 후보와 운동원이 한 청과상과 나눈 대화다. 옆에서 밀가루 반죽을 하던 쫄면집 주인이 “재개발 때문에 사람이 없어 죽겠어유. 이번에 한나라당 바꿔야 돼유”라고 거들자 햇볕에 그을린 이 후보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졌다.

이 후보는 민선 충주시장을 내리 세 번이나 지냈다. 국회의원도 재선했다. 하지만 유권자들을 만나면 가난 때문에 농부·광부·참외장수로 일했던 경험을 강조한다. “귀족적 이미지의 한나라당 정우택 후보와 차별화하는 전략”이라고 한다.

이 후보가 ‘서민’을 강조하는 건 충북의 유권자 성향도 고려했다. 이 지역 국회의원 8명 중 6명이 민주당일 만큼 당세가 커졌지만 그동안 네 번의 지방선거에서 도지사는 자민련과 한나라당이 가져갔다. 민주당 출신 첫 민선 도지사를 내려면 보수 성향이 강한 상류층보다는 중산층·서민을 공략해야 한다는 게 이 후보 측 생각이다. 이 후보가 ‘무상급식’을 ‘세종시 원안 고수’ 못지않은 핵심 공약으로 강조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26일 밤 11시20분 청주 KBS에서 진행된 TV토론. 이 후보가 한나라당 정 후보를 몰아세웠다.

“원안대로 되면 세종시는 행정도시, 충북은 기업도시가 돼 상생할 수 있다. 수정안대로 세종시가 경제도시가 되면 충북에 (기업이 덜 와)피해가 생긴다. 청주공항,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오창(과학단지)도 제대로 추진 안 된다. 세종시를 지켜야 할 충북도지사가 수정안에 찬성하는 발언으로 오락가락했다.”

‘세종시’는 충북에서도 핵심 이슈다. 이 후보 캠프는 곳곳에 ‘세종시를 지켜주십시오’라는 문구를 넣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충북 홀대론도 유세마다 강조한다. 22일 음성에서 이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국가균형발전 정책으로 수도권에서 가까운 음성은 발전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이 정권의 수도권 중심정책은 이를 송두리째 날려버렸다. 이 정권을 심판하지 않으면 충북 무시는 극에 달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의 얘기를 이동하는 승합차 안에서 짬짬이 들었다.

-한나라당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조금 앞선다.

“바닥 민심은 다르다. 세종시, 충북 홀대도 문제지만 4대 강 때문에 화학비료 예산, 장애인 지원비, 교육자 수당이 줄어든 걸 도민들이 피부로 느낀다. 피 말리는 접전이다.”

-‘북풍’이나 ‘노풍’의 영향은.

“‘노풍’은 사실 천안함에 가려졌다. 이 정권의 선거용 북풍만 없었으면 우리가 상당히 앞섰을 거다. 하지만 결국 투표장에서는 현실 문제인 ‘세종풍’이 주효할 거다.”

이 후보는 28일부터 선거운동이 끝나는 6월 1일까지 잠도 차 안에서 해결하는 ‘120시간 유세’에 나선다.

청주=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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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민주당 충청북도지사후보(6.2지방선거)
[前] 민주당 국회의원(제18대)

1947년

[現] 충청북도 도지사
[現] 한나라당 충청북도지사후보(6.2지방선거)
[前] 해양수산부 장관(제7대)

195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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