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지는 김정은 그래서 더 가까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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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파리의 연인’ 등 코믹 발랄한 역할을 많이 해온 김정은은 “나이가 들어도 그에 맞게 유쾌한 모습으로 관객과 만나고 싶다”고 했다. [김태성 기자]

“(손으로 입을 가리며) 아우, 이런 100회나 했네. (눈을 동그랗게 뜨며) 2년 만에 이렇게 자리 잡고, 잘 했어. (푸핫 웃으며) 이렇게 저한테 칭찬을 하죠. (반달 눈웃음으로) 나이 들수록 내가 나를 아끼고 칭찬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다시 찡긋한 눈짓)”

마블링 물감처럼 쉬지 않고 바뀌는 표정. 소위 ‘달달함’이 넘치는 목소리. SBS 음악토크쇼 ‘김정은의 초콜릿’(토 밤 12시55분, 이하 ‘초콜릿’)을 보는 즐거움 그대로 김정은(34)이 깔깔댔다. ‘초콜릿’ 100회(29일)를 맞은 인터뷰 자리였다. 2008년 3월 11일 첫 방송을 시작한 ‘초콜릿’은 여배우가 진행하는 유일한 콘서트 토크쇼다.

“요즘은 녹화 날만 기다려요. 배우들은 가수들과 달리 관객과 소통할 기회가 별로 없거든요. 그리고 원래 음악을 잡다하게 좋아해요. 팬으로서 궁금했던 분들을 만나면서 사심을 채우니, 제겐 일이 아니라 또 하나의 문화생활인 셈이죠.”

심야시간에 방송되는 ‘초콜릿’은 라이브 음악프로이면서도 버라이어티 토크쇼 성격이 짙다. 출연진도 크로스오버·록·인디밴드·걸그룹을 넘나든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이색 면모를 볼 수 있는 무대가 많다. “대부분 배우들이 가수보다 더한 끼가 있는데, 그걸 무대에서 편안하게 끌어내 주니까 자주들 나오세요. 제가 먼저 망가지는 게 노하우죠.”

김정은도 끼를 감추지 않는다. 특히 93회 때 파격 의상을 입고 ‘짐승돌’ 택연과 함께 ‘내 귀에 캔디’를 불러 화제가 됐다. “진행자로서 게스트를 인터뷰하는 것도 내 몫이고, 내 이름을 걸고 하는 쇼니까 나만의 색깔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는 것이다.

“무대에 제가 계속 서 있으니까 ‘김정은에게 눈이 가서 집중이 안 된다’고 핀잔 주시는 분도 있는데요(웃음), 출연자들에게 어떤 리액션을 보이는 지도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음악에 빠져있는 모습에 시청자들도 함께 동화되지 않을까 생각도 하고요.”

“2년쯤 되니 제작자 마인드로 변해가서 ‘초콜릿=김정은’ 브랜드화 하고 싶은 생각이 생긴다”는 그녀는 “많은 선후배들이 탐내지만 물려주지 않은 생각”이라고 장난스레 말했다. 하반기 이후에나 배우로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처럼 몸 쓰는 게 의외로 잘 맞더라고요. 전문적인 걸 습득해서 몸으로 보여주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결혼이요? ‘초콜릿’에 오는 커플들 보면 부럽긴 한데, 아, 또 이렇게 자유롭게 지내는 것도 괜찮다 싶고….”

글=강혜란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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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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