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만은 1840년 사랑 노래로 실력을 발휘한다. 클라라(오른쪽)와의 결혼이 힘이 됐다. 독일 뒤셀도르프 슈만 기념관의 부부 그림. [중앙포토]
부드럽고 편안한 이 노래들은 성악가들의 필수 레퍼토리다. 미국의 바리톤 토머스 햄슨은 1996년 새로운 방식을 선택해 녹음했다. 슈만이 편지에서 ‘시인의 사랑’을 “스무 곡으로 된 작품”으로 설명한 것을 여러 차례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는 음악 학자 레나테 힐마르-보이트와 함께 연구를 시작했다. 그 결과 총 20곡으로 된 악보를 발견했다. 1844년 출판된 ‘16곡 버전’과 리듬·가사 등이 조금 달랐다. 햄슨은 이를 녹음하면서 “슈만이 4년 동안 악보사와 출판을 논의하며 작품을 많이 손봤고, 네 곡을 생략해 더 대중적으로 만들었다”고 결론지었다. 10일만에 쓰고 4년 동안 고친 셈이다.
바리톤 박흥우씨와 피아니스트 신수정씨가 ‘20곡 버전’을 한국 초연한다. 악보를 쉽게 구할 수 없어 박씨가 햄슨의 음반을 들으며 노래를 옮겨 적었다. 슈만은 당시 편지에서 “큰 인기를 끌 수 있을지는 확신이 없다. 하지만 지금껏 이런 사랑 노래를 써 본 적이 없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했다. 막 이뤄진 사랑의 첫 느낌이 생생한 초본이다.
▶슈만 ‘시인의 사랑’ 초본 버전(1840년작, 총 45분)=27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서초동 모차르트홀.
김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