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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기업 지상 IR] 코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386세대들은 1980년 초 청소년 시절 푹 빠졌던 갤로그나 인베이더 등 비디오 게임을 잊지 못할 것이다. 요즘으로 치자면 인터넷 온라인게임만큼이나 인기가 있었다.

당시 이들 전자오락 게임의 인기가 폭발했던 이유 중 하나는 처음으로 게임기 전용의 큰 컬러 모니터가 등장해 고화질의 역동적인 화면을 담아냈기 때문이었다.

이 게임 모니터를 개발해 한몫 잡았던 회사가 바로 코텍이다. 이후 코텍은 노래방 모니터로 또 한번 히트를 친 뒤 국내 시장에선 손을 떼고, 수출용의 특수 산업용 모니터 업체로 변신한다.

현재 코텍은 의료기.군사장비.게임기.어군탐지기 등 산업용의 모니터는 뭐든 만들고 있다. 특히 카지노게임기에 들어가는 '터치 스크린'(누르기만 하면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화면)분야에선 세계 1위의 시장 점유율을 자랑한다.

강원랜드에 설치된 카지노게임기도 완제품은 미국의 IGT사가 공급한 것이지만,여기에 들어간 모니터는 모두 코텍 제품이다.

현재 매출구성은 ▶카지노용 80%▶기타 산업용 20% 등이며, 98%를 해외에 수출한다. 코텍은 세계 최대의 카지노기기 생산업체인 IGT(시장 점유율 50%)가 쓰는 모니터의 약 70%를 공급한다. 이밖에 독일의 ADP, 호주의 아리스토크랫, 일본의 세가 등 내로라하는 게임기 업체들이 코텍의 모니터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 세계의 카지노 모니터 중 약 55%는 코텍 제품으로 보면 된다.

이 회사는 높은 수익성과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코텍이 올해 5백26억원의 매출에 1백6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려 매출액경상이익률이 무려 20%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1천원어치를 팔아 이자 등을 제외하면 2백원을 남긴다는 의미다. 또한 부채비율은 15%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에 들어갔다. 비결은 15년 넘게 한 우물만 판 결과 인정받은 기술력이다.

시장진입을 노리는 중소 경쟁업체들이 즐비하지만, 고품질의 까다로운 제품 특성 때문에 자리잡기가 쉽지 않다. 증시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7천5백원대인 코텍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한다.

굿모닝증권 허도행 연구위원은 "카지노 제품은 경기침체에 별로 구애받지 않는 경기방어적 성격을 갖는다"며 코텍의 적정주가를 1만3천7백원으로 제시했다.

교보증권 이창수 연구위원은 "코텍은 수출비중이 매우 높아 원화환율 상승의 혜택도 톡톡히 보고 있다"면서 적정주가를 1만5천원선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특정 제품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너무 심하고, 거래선도 소수 회사에 편중돼 있다는 게 이 회사의 문제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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