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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부정] 대리시험 두 여대생의 후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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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좀더 좋은 대학에 가고 싶은 마음에…."

"많은 돈을 준다는 소리에 그만…."

올해 수능시험에서 대리시험을 봤다며 1일 인천지방경찰청에 자수한 이모(20.여)씨와 이를 의뢰한 반모(22.여)씨는 경찰 조사를 받는 내내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들의 첫 만남은 지난 4월 초 인터넷 수능관련 카페에서 이뤄졌다. 당시 반씨는 다니던 서울 모 대학에 휴학계를 내고 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수능을 준비하고 있었고, 이씨는 서울 모 명문 사립대 2년생이었다. 수능 준비를 하느라 이 카페에 자주 들르던 반씨는 우연히 카페를 찾은 반씨를 만나 자주 채팅하게 됐다. 이씨처럼 명문대에 다니고 싶었던 반씨는 이씨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다가 급기야 돈을 줄 테니 수능시험을 대신 봐달라는 부탁을 하게 됐다. 이씨는 간곡한 부탁과 돈을 준다는 말에 솔깃해 반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당시 이들은 반씨 수험표에 이씨의 사진을 붙이는 방법으로 원서를 접수한 뒤 대리시험을 치른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씨는 시험 감독관이 수험표와 신분증을 제대로 대조하지 않는 바람에 대리응시 사실을 들키지 않고 무사히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 반씨는 이씨에게 대리응시의 대가로 수능 다음날 200만원을 줬으며, 수능점수 발표(12월 14일)뒤 명문대 진학이 가능한 점수가 나오면 성과급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다. 성과급은 점수대에 따라 대략 100만~3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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