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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값… 미녀…" 호객꾼에 속아 봉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지난 21일 자정.서울 종로에서 회식을 끝내고 귀가 택시를 기다리던 회사원 鄭모(27).孫모(24)씨에게 20대 초반의 삐끼(호객꾼)가 한명 다가왔다.

"물좋은 강남에서 끝내주는 미녀와 마시는데 단돈 8만원"이라는 유혹에 이끌려 그가 몰고온 그랜저를 탔다.

함께 간 서초동의 유흥주점은 경찰 단속으로 문이 닫혀 있었다.그러자 그는 "더 좋은 곳이 있다"고 꾀었다.

간신히 뿌리치고 다시 택시를 기다리던 두 사람에게 또다른 삐끼가 붙었다.

그와 다시 승강이 끝에 끌려가다시피 따라간 곳은 한 간이 룸살롱. 양주 한병을 시켜 몇잔 마신 뒤 마이크를 잡고 노래부르다보니 어느새 빈 양주병 다섯개가 테이블에 올라와 있었다.

"이게 웬 거냐"고 항의하자 건장한 체구에 깍두기(스포츠형)머리의 남자 서너명이 들어왔다. "양주 다섯병을 마셨으니 잔말 말고 1백40만원을 내라"는 협박이었다.

잘못 걸렸다 싶어 "현금이 없다"고 하자 이들은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요구하며 鄭씨의 카드를 빼앗아갔다.

鄭씨의 신고로 술집 주인 姜모(27)씨는 결국 서초경찰서에 구속됐다.

서초서는 이어 취객들에게 8천원짜리 싸구려 국산양주를 고급 양주라며 16만원씩 받고 팔아 1억여원을 챙긴 혐의(사기 등)로 朴모(26)씨 등 세명을 24일 구속했다. 이들 역시 삐끼를 동원해 소위 뜨내기 손님들을 마구 끌어들인 무허가 룸살롱이었다. 담당 형사는 "요즘 삐끼들은 무조건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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