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 발언 전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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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일본과 한국 사이에 예부터 깊숙한 교류가 있었다는 사실은 일본서기(日本書紀) 등에 자세히 적혀 있다.

한국에서 이주한 사람들이나 초빙한 사람들에 의해 여러가지 문화나 기술이 (일본으로) 전수되어 왔다.국내청 악부의 악사들 중에는 당시 이주자의 자손도 있으며 대대로 악사를 맡아 지금도 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문화나 기술이 일본인들의 열의와 한국인들의 우호적 태도로 말미암아 일본에 전해진 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이는 이후 일본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과 관련해, 간무 천황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후손이라고 속일본기에 적혀 있어 한국과의 연(緣)을 느낀다. 무령왕은 한국과의 관계가 깊었으며 (당시) 일본에 오경박사(五經博士)가 대대로 초빙됐다. 무령왕의 아들인 성명왕은 일본에 불교를 전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한국과의 교류에선 이렇게 (긍정적인)교류만 있었던 게 아니었다. 우리는 이를 잊어서는 안된다.

월드컵을 앞두고 양국민의 교류가 늘고 있지만 이것이 좋은 방향으로 향하려면 양국민이 자신들의 국가가 걸어온 길과 각각의 사건을 정확히 알도록 노력해야 한다. 나는 개개인이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리=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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