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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40·46 … LG 37·42·47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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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삼성의 40-46인치냐, LG의 37-42-47인치냐'. 세계 LCD(액정화면)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대형 LCD TV의 크기를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 자신의 생산 라인에 가장 적합한 TV 화면 사이즈가 시장에서 잘 팔리면 매출과 생산 효율 등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필립스LCD가 1일 파주LCD단지 7세대 라인에 5조2970억원을 투자, 2006년 상반기에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발표해 LCD TV 표준화 경쟁에 불을 댕겼다.

◆ 왜 규격 싸움 벌어지나=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7세대 라인을 세우면서 기판의 크기를 달리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충남 아산시 탕정에 7세대 라인을 착공하면서 1870×2200㎜로 정했고, LG필립스LCD는 이보다 약간 큰 1950×2250㎜로 정했다. 삼성전자는 유리기판 하나에서 40인치 8장, 46인치 6장을 각각 잘라낼 수 있는데 비해 LG필립스LCD는 42인치 8장, 47인치 6장을 각각 잘라낼 수 있다.

만일 소비자들이 특정 사이즈의 TV만 찾을 경우 LCD업체는 그 크기의 제품을 만들 수밖에 없다. 경쟁에서 밀리는 쪽은 수조원 들여 만든 생산라인을 제대로 가동할 수 없게 된다. 실제로 2002년 양사는 PC모니터 사이즈를 놓고 충돌했는데, LG가 만든 15.18인치는 삼성전자의 17.19인치에 밀려 시장에서 사라졌다.

◆ TV 생산업체를 잡아라=싸움의 승부처는 TV 완성업체들을 얼마나 확보하느냐 하는 것이다. 자사가 만들어낸 패널을 채택하는 TV업체가 많을수록 표준화 싸움에서 유리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디보스.하스퍼.이미지퀘스트 등 중견 TV업체들을 상대로 5세대 라인에서 만든 40인치 패널 공급을 늘리며 시장을 다지고 있다. 반면 LG필립스LCD 측은 중국과 일본 TV업체들이 37인치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양사는 이들 업체에 패널 가격을 낮춰 주겠다는 제안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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