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北京)의 역사 유적지 입장료는 물가에 비해 턱없이 비싸다. 그런데도 명(明).청(淸)시대 황궁인 자금성(紫禁城)과 만리장성, 천단(天壇), 십삼릉(十三陵) 등의 입장료를 공식적으로 올리기 위한 공청회가 지난달 30일 열렸다. 이 자리에서 베이징의 각 유적관리기구는 기존의 입장료를 최고 50위안(약 7000원) 더 올리겠다고 밝혔다.
자금성은 성수기에 기존 60위안(약 8400원)의 입장료를 100위안(약 1만5000원)으로 올리고 만리장성은 40위안을 80위안으로 두 배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일반 노동자의 점심 한 끼가 5위안 남짓 하는 현실에 비하면 불만을 살 수밖에 없다.
당장 네티즌들이 끓어올랐다. "돈 없어 아무 데도 못 가는 사람들의 처지를 실감한다. 마오쩌둥(毛澤東)시대가 그립다"는 반응에서 "문화유산이 과연 누구의 것인가"라는 탄식도 있었다.
각 기구가 밝힌 입장료 인상의 주요 이유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구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과 다른 지역의 문화유산들에 비해 입장료가 낮다는 것 등이다.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는 1일자 사설을 통해 "문화유산을 상품으로만 대하고 있다"고 유적관리기구들을 비판했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