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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정부 출연 연구기관 통폐합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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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정부 출연 연구기관의 통폐합 등은 일절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동안 하드웨어는 수없이 바꿔봤지만 달라진 것이 없잖습니까."

과학기술부 과학기술혁신본부 임상규(55.차관급.사진)초대 본부장은 각 부처로 흩어져 있던 정부의 연구개발력을 한 곳으로 모을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현 정부는 국가의 과학기술행정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혁하기 위해 지난 10월 과학기술혁신본부를 신설했다.

임 본부장으로부터 과학기술 체계 개편에 대한 밑그림을 들어봤다.

-현 정부의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이 여느 정권보다 각별한 것 같다.

"그렇다. 과기부 장관을 부총리로 승격하고, 국가 과학기술의 밑그림을 그리고 조정할 수 있는 과학기술혁신본부를 신설했다. 과학기술계에는 커다란 선물이 아닐 수 없다. 반면 이는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해야 한다는 과학계의 짐이기도 하다. 정부의 다른 부처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연구 관련 기관의 통폐합 등은 전혀 없는 것이냐.

"정부 출연 연구기관의 통폐합 등은 하지 않을 것이다. 단지 과학기술분야 연구기관을 관리하고 있는 기초기술연구회.공공기술연구소.산업기술연구회 등 3개 연구회의 기능을 대폭 보강할 예정이다. 또 소속 연구기관의 소속이 적정한지 점검해 필요하면 조정할 것이다."

-혁신본부에서 최우선적으로 하려는 정책은 ….

"연구개발의 전(全)주기 관리를 강화하고 성과 중심의 평가제도를 도입할 것이다. 연구개발 시작에서부터 상용화까지 관리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래야 연구개발의 효율이 높아진다. 이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또 그동안 정부의 각 부처들은 주로 예산 규모를 키우는 데 중점을 둔 나머지 사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앞으로는 성과가 없으면 예산을 따기 어렵게 하겠다."

-그동안 연구개발과 상용화가 따로따로 놀았던 경우도 많았다.

" 그렇다. 부처에서 거액을 들여 개발해 놓고도 정작 상용화는 나몰라라하는 경우가 상당히 있었다. 자기부상열차만 해도 1997년에 과기부에서 기본기술을 개발했으나, 지난해 들어서야 산자부에서 상용화기술 개발에 나섰다. 중앙정부나 지자체 역시 정부 주도로 개발한 기술을 쓰는 데 각별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앞으로 이런 실용화 문제를 점검, 대폭 개선할 것이다."

-과학기술 혁신 체계가 정권만 바뀌면 또 슬그머니 사라지는 것 아니냐.

"그렇지 않을 것이다.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각종 제도로 뒷받침하고 있다. 이를테면 성과 중심의 예산 배분의 경우 '연구개발성과 평가법(가칭)'을 제정할 예정이며, 12개 부처가 참여하는 과학기술관계장관 회의도 만들어 첫 회의를 한 바 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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