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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담론 담은 단행본 출판기획의 새 풍속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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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1970~80년대까지 우리 사회의 지적 담론을 기획하는 주체는 주로 계간지였다. 『창작과 비평』 『문학과 지성』으로 대표되는 계간지는 시의성 있는 기획을 매개로한 지식인들의 사랑방이었다.

이런 흐름 이전에는 나 홀로 학자들의 각개약진이 '1인 저술'형태로 책에 담겼지만, 대중적 지식상품의 개발은 관심 밖이었다. 70년대 이후 지식인 집단이 출판사를 매개항으로 진영화.단위화되는 긍정적 변화를 겪은 것이다.

어쨌거나 이런 흐름은 거대 이념이 해체되는 90년대 들어 변화의 계기를 맞는다. 문학 동인이나 이념적 동지의 경계가 해체되면서 점차 각론화하는 지적 담론을 계간지가 포괄적으로 담아내지 못하자 개별 출판사가 단행본의 형태로 시대 흐름을 포착해 나가는 국면이 전개된 것이다.

그러나 우리 출판계는 그리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주로 특정 저자를 인맥에 의존해 섭외하거나 해외 도서를 발빠르게 인터넷으로 검색해 번역하는 쪽으로만 발달했다.

이런 가운데 21세기 들어서며 등장한 책세상 출판사의 '우리시대 문고 시리즈'와 『춘아, 춘아…』 『서양과 동양이…』는 출판 기획과 지식 생산의 다양성을 추동할 계기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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