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카지노의 경제학] 세계 최고 수익률의 비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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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강원랜드가 하루 평균 벌어들이는 현금 13억원은 어떻게 나올까.

강원랜드에 오는 내국인은 외국인이 국내 카지노에서 쓰는 돈 35만원(1998년 기준)보다 21만원이나 더 많은 일인당 56만원을 쓴다.

지난 14일 오후 11시25분 스몰카지노장.

기자는 슬롯머신 게임기 옆에 서서 30여분을 기다린 뒤 어렵사리 40대 중년부인 옆에 앉았다. 평일인데도 2천3백여명이 몰렸기 때문이다. 기자도 주변 사람들이 하는 방식대로 게임을 했다.

'게임기에 10만원을 넣자 1만원당 20개의 코인(한개당 5백원) 숫자가 표시돼 총 2백개가 나왔다. 베팅 때마다 코인 3개(1천5백원)가 필요했다.

그런 다음 버튼의 틈새에 성냥골을 꼽아 놨다. 매번 손가락으로 버튼을 누르는 수고를 덜기 위한 '자동 베팅 시스템'이 됐다. 이는 '대박'과 '쪽박'의 결과를 빨리 알기 위한 조급증 때문이다.

수박 그림과 숫자(7자) 등이 그려진 릴이 쉴새 없이 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한때 최고 20배가 걸려 60코인(코인3개×20배=3만원어치)을 따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코인 숫자가 줄었다.

게임을 시작한 지 15분 만인 11시40분 코인 숫자가 0으로 바뀌면서 10만원을 모두 잃었다.

들어올 때 낸 입장료 5천원은 별개였다.

회사측 설명과 달리 도박이 아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고객 배당률 90%(카지노업소 승률 10%)라는 회사측 얘기도 믿을 수 없는 것이었다.

회사측은 이와 관련, "배당률 90%란 열번 베팅하면 아홉번 돈을 딴다는 말로 혼동했기 때문"이라며 "전체 게임기가 한번 돈다면 투입된 돈의 90%를 무작위로 선정된 고객에게 돌려준다는 뜻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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