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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의혹공방 '진흙탕' 속으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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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야가 19일 '진승현 게이트' 비리 의혹을 둘러싸고 진흙탕 싸움으로 빠져들고 있다. 상대편을 겨냥한 '막말'공세는 물론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이회창(李會昌)총재의 가족들에 대한 공격이 난무했다.

한나라당은 "金대통령은 아들들을 비롯한 각종 권력형 비리에 연루된 친인척들에게 진실을 밝히도록 엄명해야 한다"(權哲賢대변인)고 청와대를 압박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야당이 대통령 가족에 대한 터무니없는 음해 공세를 중단하지 않으면 중대한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李洛淵대변인)고 반격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6대 권력형 비리로 ▶김홍일 의원 명의의 돈봉투 살포설▶최택곤씨의 김홍업(金弘業)씨를 상대로 한 구명운동▶군수비리 의혹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金대통령에게 '성역없는 수사'를 위해 조속히 후속 조치를 하고 각종 의혹의 배후에 있는 '몸통'을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권철현 대변인은 ▶신승남(愼承男)검찰총장 즉각 해임▶金대통령의 차남 홍업씨가 운영하는 아태재단에 대한 세무조사를 요구했다.

총재단 회의에선 김우중(金宇中)전 대우회장의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홍일 의원이 신병 치료차 미국으로 떠나기 전에 국민적 의혹에 대해 밝혀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기배(金杞培)사무총장은 "진승현씨가 빼돌린 대출금 6백억원의 용처를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李총재 특보인 K의원은 "민주당이 걸핏하면 안풍.세풍.총풍을 들먹이며, 입에 담지 못할 욕설로 李총재와 가족들을 마구 공격하는데 이는 이성을 잃은 행위"라며 "동반 자살, 동반 추락하겠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당무회의에서 "야당이 대통령 가족까지 거론하는 행태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金玉斗의원)는 의견이 제기돼 당무위원 명의로 성명까지 냈다. 검찰에는 '성역없는 엄정한 수사'를, 야당에는 "근거없는 의혹을 유포시키는 퇴행적 행태를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대변인실에선 이회창 총재의 가족을 정조준했다. 김현미(金賢美)부대변인은 "李총재 가족의 경우 두 아들의 병역 기피 의혹과 동생 이회성씨의 세풍사건 개입건에 그치지 않고 부친의 친일 의혹, 당 총재실을 능가하는 안방정치 등 낯뜨거운 얘기들이 즐비하다"고 맹공했다.

이낙연 대변인은 "국기를 문란케 한 범법자들이 활보하며 큰소리치는 기막힌 상황"이라고 가세했다.

이양수.이상일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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