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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노인 이탈” 휴대전화로 위치 알려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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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 은평뉴타운 1지구에 사는 김(47)씨. 치매에 걸린 어머니(83)가 집을 나가도 걱정이 없다. 은평뉴타운 유시티(u-city) 서비스의 위치확인 서비스가 있기 때문이다.

안심지역으로 지정해 둔 구역을 어머니가 벗어나는 순간 “어머니께서 안심지역을 이탈했습니다”는 문자 메시지가 휴대전화에 뜬다. 집안에서 김씨는 어머니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은평뉴타운 모바일 서비스에 접속하자 지도가 올라 오고 어머니 계신 곳이 빨간 점으로 표시된다. 김씨는 어머니가 계신 곳에서 가까운 관리사무소에 전화해 어머니를 집까지 모셔달라고 부탁한다.

서울시가 30일 은평뉴타운 1, 2지구에 시행할 유시티 서비스의 가상 장면이다. 구본균 서울시 뉴타운사업2담당관은 “현재 개발하고 있는 서울시내 33곳의 뉴타운 지구에도 유시티를 도입하게끔 권고해 확대 추진할 방침”이라며 “유시티를 실시하는 뉴타운에는 용적률 인하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도시로 개발 중인 강서구 마곡·가양동 일대의 마곡지구에도 유시티를 도입해 신도시가 완공되는 2012년 12월에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336만3591㎡ 규모로 개발되는 마곡지구에는 아파트 1만1000여 채와 국제업무지구와 첨단업무지구가 들어선다. 유시티는 초고속 인터넷망을 활용해 언제·어디서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주거공간을 뜻한다.


유시티 서비스는▶지능형 방범 폐쇄회로(CC)TV 시스템▶유-위치확인서비스▶유-웹포털 서비스▶유-홈 정보제공 서비스 ▶주정차 단속 서비스 ▶첨단 복합가로등 등이다. 서울시는 기반시설 공사에 97억원의 예산을 썼다. 유시티 서비스의 관제탑 역할을 할 ‘유시티 통합운영센터’는 지난 2월 은평구청 안에 설치됐다.

23일 오후 기자가 찾아간 통합운영센터는 149㎡ 크기의 한쪽 벽이 뉴타운 1, 2지구를 비추는 CCTV 모니터 150여 개로 빼곡했다. 이때 벽면 모니터에 ‘긴급상황정보’라는 조그만 창이 떴다. 현장점검반이 1지구에 설치된 CCTV의 비상벨을 누른 것이다. 그러자 벽면 모니터에 비상벨이 눌린 CCTV 화면과 인근의 CCTV 화면이 동시에 떴다. 김귀현 센터장은 “지능형 방범 CCTV 시스템은 사고가 발생하면 인근의 CCTV 화면까지 떠올라 범인의 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비상벨에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어 센터에서 CCTV를 보면서 곤란한 상황에 처한 입주민과 대화를 나눌 수 있고, 범인에게 경고 멘트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CCTV는 뉴타운 85곳에 설치되어 있다.

위험지역으로 설정해 놓은 구역 안에 사람이 나타나자 CCTV가 사람을 쫓아가며 비춘다. 360도로 회전하는 CCTV는 10배 줌까지 가능해 얼굴의 땀구멍까지 보일 정도다. 김 센터장은 “서비스가 실시되면 2명이 4교대로 돌아가면서 24시간 단지를 모니터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유-위치확인 서비스’를 위해 뉴타운 입주민 중 장애인·치매노인에게 단말기 300대를 무료로 나눠줄 방침이다. CCTV 기둥에 설치된 송·수신기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위성이 이 단말기와 신호를 주고 받으며 치매노인·장애인의 위치를 확인한다. 단말기에는 비상호출 버튼이 설치돼 위험한 상황에서 버튼을 누르면 보호자에게 문자메시지가 전송된다.

아파트 거실 벽면에는 인터폰 기능을 가진 ‘월패드’가 설치돼 ‘유-홈 정보제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고도 이 화면을 통해 교통·환경·행정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뉴타운 2지구에서는 길거리 어디서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무선인터넷 단말기를 설치한 첨단 복합가로등 덕이다. 단지 내 52곳에 설치될 가로등은 친환경 LED 조명이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유-웹포털 서비스를 위해 은평뉴타운 온라인 홈페이지를 만들어 입주민들의 커뮤니티로 활용할 방침이다.

구본균 담당관은 “내년 3월에 3지구가 완공되면 미디어보드 서비스, 유-그린 서비스, 유-어린이행복놀이터, 전자도서관 서비스가 추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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