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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그림 그려야” vs “행정 경험 앞서” … 2007년 재선거 이어 리턴매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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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6.2지방선거 23일 오후 2시 전남 장성군 삼계면 좌초마을. 무소속 이청 후보가 경로당에 들어서자 한 주민이 “사람이 많이 모이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경로당에는 11명이 모였다. 이 후보는 “자연스러운 게 좋다. 이 정도면 많이 모인 편이다. 농번기라서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리고 40분 동안 자리를 함께 하며 “2년 반 동안 군수를 한 경험을 살려 잘 할 테니 기회를 한 번 더 달라”고 당부했다. 같은 시각 민주당 김양수 후보는 남면에 있는 10개 마을 경로당을 돌며 표밭을 갈았다. 오후 늦게는 장성읍에서 거리 유세를 했다. 그는 “경선 없이 추대된 덕분에 일찌감치 선거를 준비할 수 있었다”며 “젖 먹던 힘까지 다해 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성군수 선거는 맞대결 구도다. 두 후보가 착실하게 준비해 온 탓에 다른 사람들이 끼어들 틈이 없었다.

전국 유일의 여성 군수인 이 후보는 ‘이청을 믿고 함께 갑시다’를 구호로 내걸고 있다. 그는 중·고교 교사에서 2006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남편(유두석 전 건설교통부 이사관)이 선거법 위반으로 군수 직을 잃자, 2007년 12월 재선거에 출마해 군수 자리를 차지했다. 그간 재·보궐선거에서는 여성이 군수로 뽑힌 적이 있지만, 동시선거에서는 여성이 당선된 예가 없다.

김 후보의 구호는 ‘불안한 초보 운전, 이번엔 바꿉시다’. 이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한 ‘풍부한 행정 경험’을 내세우며 재선거 패배의 설욕을 벼르고 있다.

이 후보 측은 “2020년 장성 개발 계획 등 큰 그림을 가지고 생활환경 개선과 일자리 창출, 강한 농업 육성 등을 목표로 공약을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저쪽은 주민들의 소소한 바람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경로당 반찬값 지원 따위는 군의원 또는 도의원이 챙길 일이 아니냐”고 말했다.

김 후보 측은 “축령산 관광시설 확충 등 우리 공약은 실현 가능한 것, 군민의 피부에 닿는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상대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는 “사업비가 수 천억원이 드는 축령산 엑스포 개최 등 그럴듯한 공약(空約)으로 군민을 기만하고 있다”며 “ 인구를 늘리겠다는 등 민선 4기 때 공약한 것들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지난 4년 동안 국비·도비를 2405억원 따 왔다”고 홍보한다. 그러나 김 후보는 “인접한 함평군·영광군은 물론 부군수 직무대행 체제인 담양군보다도 국비·도비를 못 따왔다”고 반박한다.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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