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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도는 무기 첨단화] 군 운영체계 문제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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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올해 국방예산 15조3천8백84억원 중 인건비는 6조4천8백22억원으로 42%다.

그러나 1998년까지는 인건비 항목이었다가 이후 경상운영비의 일반사업비 항목으로 옮겨진 '급식비와 피복비'(1조2천2백36억원)를 감안하면 인건비 비율은 군 역사상 최초로 50%를 넘어선 셈이다.

이는 미국(27%).일본(40%) 중국(34%) 등의 국가에 비해 높은 수치다. 이에 따라 88년 39%였던 전력투자비(무기.장비 도입비)의 비율은 지난해 36.9%, 올해는 33.9%로 떨어졌다. 내년에는 33.4%로 인하될 전망이다.

그나마 이같은 수치는 국방부가 과거 경상운영비에 포함됐던 수리부품비(1조1천여억원)를 지난해부터 전력투자비로 옮긴 데 따른 것으로,실제 전력투자비율은 20%대를 맴돌고 있다는 게 군당국의 평가다.

◇ '옥상옥(屋上屋)식' 군 조직=휴전 이후 우리 군은 계속 조직을 키워와 현재는 '공룡화'돼 있다는 게 군 안팎의 평가다.

60만명이었던 군 정원이 88올림픽을 계기로 늘어나기 시작, 현재는 공식 정원 69만명에 상근예비역을 포함하면 71만명이 넘는다.

신형무기가 들어오면 구형무기 부대는 축소 또는 폐지하는 게 원칙이라는 것.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 군은 구형무기 부대에서 병력을 뽑아 신형무기 부대에 배치하면서 병력이 부족하게 된 구형무기 부대에는 새로 병력을 늘려 보충해 왔다는 게 한 군사전문가의 지적이다.

현 정부 초기 국방부는 전방의 1,3군을 통합해 지상작전사령부로 개편하고 후방의 2개 군단도 1개로 통합키로 계획을 세웠다.1,3군을 통합하면 1천2백억원의 예산절감과 장교만 5백명 가량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위협과 이에 대한 우리 군의 대체수단 미약 등의 이유로 아직 통합할 시기가 아니라는 군 지휘부의 판단으로 백지화됐다.

또 용산사업단 등 군내에서 임시로 설치한 조직이 40여개나 되는 것과 일부 사단에 정원에도 없는 준장.대령급 부사단장을 2~4명씩 두고 있는 것도 인건비 증가의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 선심성 별잔치=80년 10월 전두환(全斗煥)전 대통령은 당시 61만6천명이던 병력을 60만명을 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그는 임기 말이 되자 중장이 맡던 2군사령관을 대장으로 올리고, 소장이 맡던 후방의 관구사령부를 중장이 맡는 군단으로 개편했다. 또 후방사단장의 계급도 준장에서 소장으로 올렸다.

노태우(盧泰愚)전 대통령은 88년 중.대령의 정년을 무조건 6년씩 늘렸다.

특히 89년 육군 준장 진급심사 때 적정소요보다 7명 많은 53명을 진급시키기도 했다. 그 결과 장군 숫자가 91년엔 정원을 66명 초과해 4백80여명 수준에 이르렀다.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도 소장이던 조달본부장.3사교장.기무사령관.합참 인사군수본부장을 중장으로 높였다. 그 결과 육군은 한때 3성장군이 정원보다 7명이나 초과하는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우리 군은 피라미드식 인력조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장성 양산'과 '계급 인플레이션'은 장교.하사관.사병의 증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유삼남(柳三男)전 해군참모총장은 "제한된 국방예산 속에서 공룡처럼 비대해진 군 병력을 줄이지 않으면 군의 첨단화가 요원해진다"고 지적했다.

<도움말 주신분>

◇ 학계:목진휴 국민대 교수, 김성주 성균관대 교수, 이남용 숭실대 교수, 최종철 국방대학원 교수, 이정민 연세대 교수, 장시영 성균관대 교수, 박선섭.이상진.박주현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김준식 국방연구원 자원관리연구부장, 김윤태 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김종태.임길섭 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관계:유삼남 해양수산부장관,권태영 국방부 군사혁신단장, 박종기 국방부 계획예산관, 최인수 국방부 군수관리관, 임상규 기획예산처 예산총괄심의관, 정해방 기획예산처 사회예산심의관, 강계두 기획예산처 국방예산과장

◇ 정계:송영길 민주당 의원, 박세환 한나라당 의원, 한석정 한나라당 예결특위상임부위원장, 안홍 한나라당 예결특위 전문위원, 임우근 한나라당 예산결산특위 연구위원, 조현수 한나라당 국방담당 국회정책연구위원, 김종대 새시대전략연구소 정책연구위원

◇ 기타:윤광웅 현대중공업 고문, 김승일 군사전문가 (무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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