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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경찰청장 수난사] '옷벗기 무서운' 치안총수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이무영 전 경찰청장이 결국 구속되면서 경찰 내부에선 자성론과 씁쓸함이 교차하고 있다.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엄정하지 않으면 화(禍)로 돌아온다"는 지적과 "사건 조작 당사자인 안기부(국정원의 전신)의 지휘관은 무사하고 경찰쪽이 엉뚱하게 희생됐다"는 불만이다.

한달 전까지 경찰총수이던 그의 수난은 이미 예상은 된 일이었지만 어쨌거나 경찰조직에 다시 한번 적지 않은 충격파를 던졌다.

역대 경찰총수는 현 이팔호(李八浩)청장을 포함해 모두 55명.

이중 사법처리되거나 수사대상이 된 사람이 10여명이다.5공 이후만 해도 염보현(廉普鉉).강민창(姜玟昌).이인섭(李寅燮).김화남(金和男).박일룡(朴一龍)씨 등 다섯 명이 퇴임 후 구속됐다.

1980년 치안본부장을 지낸 廉씨는 전두환(全斗煥)전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4년 넘게 서울시장에 재임한 인물. 하지만 6공 출범 직후인 88년 서울시장 재직시의 공원공사와 관련, 뇌물을 받은 혐의로 사법처리됐다.

역시 5공의 '막강 총수'이던 姜씨는 87년 서울대생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과 관련, 사건 은폐 혐의(직무유기 및 직권남용)가 드러나 전격 구속됐다.

李씨는 YS(김영삼)정부 출범 직후 슬롯머신업자.경찰간부 등에게서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구속됐고, 96년 총선에 출마했던 金씨는 선거운동 기간 전 돈을 뿌린 혐의로 사법처리됐다.

YS정부의 '실세 청장'이던 朴씨는 현 정부 출범 직후 안기부 1차장 재직시의 북풍(北風)사건 연루 사실이 드러나 구속됐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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