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중국 경제 대장정] 중국답지 않게 깨끗한 다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다롄 애들은 매일 머리를 감고 다녀요."

전국에서 유학생이 몰려드는 베이징 칭화(淸華)대 학생의 말이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그만큼 중국내에서도 다롄은 청결하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샤먼(廈門).주하이(珠海)와 함께 중국에서 가장 깨끗한 도시로 꼽힌다.

우선 중국 어디에서나 넘쳐나는 자전거 행렬을 찾아볼 수 없다. 시정부가 자전거 방치를 단속하고 시내진입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그대신 일제시절 설치된 노면전차와 버스가 시민의 발이 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교통질서도 자리가 잡혔다. 신호를 무시하고 서로 먼저 가려다 자동차.자전거.오토바이가 한데 뒤엉키는 후진국형 정체가 거의 없다. 시민들이 정류장에서 일렬로 줄을 선채로 버스를 기다리는 것도 중국에서는 오히려 보기 드문 진풍경이다.

택시에는 조수석 앞에 기린.원숭이 등 누구나 금방 알아볼 수 있는 동물그림과 두자리 숫자가 함께 인쇄된 스티커가 큼지막하게 부착돼있다.

바가지를 쓰거나 승차거부를 당하면 신고센터에 동물이름과 숫자 조합을 불러주면 공안당국이 순식간에 택시를 찾아낸 단속한다. 승객이 긴 택시넘버를 외우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시정부가 짜낸 아이디어인데 서비스 개선에 톡톡히 효과를 내고 있다고 한다.

다롄의 청결함이 일본덕이라고 하는 일본인도 있지만 실은 시정부의 꾸준한 정비 덕택이다. 친한파로 알려진 랴오닝(遼寧)성장 푸시라이(薄熙來)도 다롄시장 시절 국제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청결이 중요하다며 시가정비에 힘을 쏟았다.

중국정부도 다롄을 홍콩에 비견되는 '북방의 진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걸고 20년간 개발에 정성을 들여왔다.

3천1백20장의 유리판으로 만들어진 요우하오(友好)광장의 직경 15m짜리 거대한 수정은 이를 상징하는 조형물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